월드컵 개최를 앞두고 한국의 구속노동자 문제에 대한 국제노동계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금속노동자들의 국제단체인 국제금속노련(IMF)은 22일을 한국 구속노동자들을 위한 연대의 날로 정하고 전세계 22개 도시의 한국대사관 앞에서 항의시위를 계획하고 있으며 23일 방한하는 노르웨이의 수상도 김대중 대통령에게 구속노동자의 석방을 촉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오는 31일 브라질에서 열리는 세계사회포럼에서는 한국 구속노동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이 벌어지며 3월 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에서도 이문제가 다뤄질 전망이다. 뿐만아니라 국제자유노련(ICFTU) 인권조사단이 3월 중 한국을 방문해 노동자들의 구속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UN 인권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할 계획이다.

특히 전세계 101개국에서 2,300만명의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는 IMF는 한국의 구속노동자 석방투쟁으로 한해를 시작하고 있다. IMF는 "한국의 모든 노조활동가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오는 22일을 '국제연대의 날'로 정했다"며 "전세계 금속노조들이 한국정부에 대한 항의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22일 △ 노조활동가 석방 △ 민주노총 단병호 위원장, 금속산업연맹 문성현 위원장 석방 등을 촉구하는 시위가 러시아, 우크라이나, 남아공, 인도, 노르웨이, 일본 등 전세계 22개 도시의 한국대사관 앞에서 전개되며 IMF 산하 각국의 노조들이 김대중 대통령과 정부에 항의서한을 보낼 계획이다.

IMF 마르셀로 말렌타키 사무총장은 "한국이 월드컵을 개최하기 전에 모든 노조활동가들을 석방하고 민주주의로 되돌아오길 바란다"며 "월드컵은 단지 축구경기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것만이 아니라 한국의 구속노동자들을 석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노르웨이의 금속제조업노조(Fellesforbundet)는 22일 오슬로에서 항의시위를 갖는 한편 오는 23일부터 한국을 방문하는 노르웨이 수상을 통해 김대중 대통령에게 구속노동자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민주노총에 알려왔다.

민주노총은 "오는 3월로 예정된 UN 인원위원회 회의에 국제노동단체들과 함께 구속노동자문제를 적극 거론하기 위해 대표단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며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이 노동 및 인권 탄압국가로 인식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가 구속노동자들을 조속히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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