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노동계에 '슬픔을 나눠 절반으로 줄이는' 흐뭇한 정경이 있었음이 뒤늦게 알려져 가슴을 따뜻하게 해주고 있다.

최근 전국축협노조 제주양봉축협지부(지부장 김영수)에는 불행한 일이 한꺼번에 닥쳐와 조합원들을 당황하게 했다. 전 노조 사무장이었던 김형석씨의 태어난지 채 6개월도 되지 않은 딸이 심장병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곧바로 양봉축협지부의 최고참 노조원인 김추만씨가 출근길에 뇌출혈로 쓰러져 5시간동안의 뇌수술을 받았으나, 한달이 지나도록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는 사건이 터졌다. 뿐만 아니라 강효순 조합원의 태어난지 한달도 안된 딸이 음식을 전혀 소화하지 못하는 희귀병에 걸렸음이 알려진 것.

그러나 보건단련비를 포함해 상여금이 200%밖에 되지 않는 양봉축협지부 노조원들로서는 발을 동동 구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도저히 어려운 상황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는 노조원들은 6월 급여의 10%를 내놓는 동시에 다른 축협지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이 소식을 전해들은 축협중앙회노조를 비롯 전국축협 산하 지부에서 성금이 답지되기 시작했다. 이럴때 도와야지 언제 돕느냐는 말과 함께. 뿐만 아니라 진주축협지부의 한아무개씨는 딸아이가 교통사고로 숨진데 받은 보상금을 "아이가 사고를 당하고 나니 부모의 마음을 알겠다"며 기탁해 주변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한편 정보통신 중소기업 업체로 열흘간 파업을 벌여왔던 (주)글로넷노조에서도 남궁선 조합원의 3개월 된 딸아이가 심장병으로 당장 수술을 받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러나 이 노조 조합원들은 언제 끝날지 모를 파업을 한창 진행 중이었음에도, 어렵게 어렵게 모았던 파업기금 360만원 중 300만원을 수술비로 쓰라고 내놓았던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김영수 제주양봉축협지부장은 "그저 고맙다는 말밖에는 달리 나올 말이 없다"며 "노동계의 관심만큼 아픈 사람들이 어서 나아주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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