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교육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조직인 EI(Education International)은 1993년 1월 두 개의 국제교사노조들이 통합되면서 창설됐다.
국제자유교사노련(International Federation of Free Teacher Unions, IFFTU)와 세계교사조직연합(World Confederation of Organisations of the Teaching Profession WCOTP)의 통합은 2,300만명의 교육관련 노동자들을 포괄하는 당시 최대의 국제산별노동조직을 탄생시킨 것이다.

EI는 교육자, 교사, 강사 등 모든 교육관련 종사자들을 포괄하고 있으며 아프리카, 아시아- 태평양, 유럽, 남미, 북중미 등 5개 지역으로 구성돼 125개국에서 254개 단체가 가입해 있다. EI의 조직적 목표는 교육 노동자들의 기본권과 전문성을 보호하고 교육의 발전을 통해 모든 나라들에서 평화, 민주주의, 사회정의, 평등을 확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I의 조직 방향과 정책은 3년마다 열리는 세계총회에서 결정되며 향후 3년동안 EI를 이끌어갈 의장단과 15명의 집행위원들을 선출한다. 지난해 7월 개최된 세계총회에서는 미국 교사노조인 NEA의 마리 푸트렐(Mary Hatwood Futrell)을 의장으로 선출됐으며 전교조의 김지예 부위원장도 15명의 집행위원 중 1명으로 선출됐다.

실질적으로 EI의 정책방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조직은 가장 많은 조합원을 확보하고 있는 미국의 교사노조인 NEA와 AFT라고 할 수 있다. 두 조직은 각각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정책의 중요한 방향은 이 두 노조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으며 유럽의 교사노조들이 미국의 영향을 견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같은 미국 주도의 조직운영은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가속화 속에서 교육시장이 개방화되고 각 정부의 교육정책이 신자유주의의 영향을 받는데 EI가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정책이 교원복지차원에 머무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영국 대처수상의 정책 등 세계 선진 각국에서는 교육시장 개방 정책에 교사노조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상당부문 조직적 쇠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까지 전개됐다.

EI에 대한 비판적 문제의식은 또한 전교조 등 새로운 교사노조운동의 흐름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 내고 있다. 지난 1993년 EI에 가입한 전교조는 합법화 이전부터 재정적, 조직적으로 EI의 지원을 받아왔으며 합법화 이후에는 EI에 내에서 새로운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교조는 김지예 부위원장을 집행위원에 당선시키고 올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의 교육사업 등을 통해 EI 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교조 관계자는 "성과급 투쟁 등 신자유주의적 교육시장 개방 맞서 싸우는 전교조의 활동이 각국의 노조들로부터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 총회와 이에 앞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지역 워크숍에서는 전교조의 조직화 방안과 투쟁방안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조직들로부터 여교사 조직화 방안에 대한 체계적인 소개와 교육을 요구 받았다. 이 일환으로 김지예 EI 집행위원장은 현재 아태지역 사무소가 있는 말레이시아에서 동남아 국가들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과 노조 조직화 방안 등에 대한 조사작업을 전개하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