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오랜 호황이 이어지고 첨단기업 중심의 신경제가 발달하면서 동성애자에 대한 고용 차별이 크게 완화되고 있다고 미국의 와튼 경제연구소가 최근 소개했다.

동성애자에 대한 고용차별 철폐 움직임은 지난달 제너럴모터스·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제조업체 `빅3'이 공식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가족수당 지급을 선언하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의 대변인인 메간 질은 “경제 호황으로 노동인력이 부족하고, 앞으로의 기업은 보다 다양성이 요구된다”고 이 조처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조처는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

동성애자에 대한 고용 확대는 미국 사회의 이들에 대한 개방적 추세와 맞물려 가속화할 조짐이다.

와튼 연구소에 따르면 경제잡지인 <포천>이 선정한 500대 기업 가운데 256개 기업이 `성적 취향'에 따른 차별금지 정책을 채택하고 있고, 나아가 97개 기업은 동성애자에 대한 가족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미국 연방 정부도 이미 동성애자에 대한 고용차별 금지를 분명히 하고 있으며, 단지 11개 주 정부만이 동성애자의 취업을 제한하고 있다.

미국 신경제의 주축인 첨단기술 기업과 미디어 기업들의 경우 더욱 개방적이어서 동성애자 고용차별 철폐의 선봉장이 되고 있다.

전자도서 판매업체인 북스라인의 라드웰 대표는 “인터넷과 미디어 기업들의 분위기는 매우 진취적이어서 모든 종류의 사람들에게 기회의 장소가 되고있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적이었든 뉴욕 월가의 금융회사들도 최근 동성애자를 고용하는데 더욱 적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동성애자들에 대한 두터운 벽이 모두 깨진 것은 아니다.

지난달 석유회사인 엑손모빌이 주주총회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가족수당 지급을 거부한 것이 한 예다.

엑손은 지난해 모빌을 인수하면서 모빌이 채택했던 동성애자 고용차별 금지조항을 삭제했다.

북미 고용협회의 브라이언 서지 사무국장은 “변화는 느리지만 분명히 일어나고 있다”며 “많은 기업들이 재능있는 인력에 대한 갈증을 느끼면서 보다 다양한 인력풀로부터 노동자를 찾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