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벽두부터 언론에서는 신년특집으로 중국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이미 작년부터 중국의 WTO 가입과 월드컵 출전에 따른 특수 등과 맞물려 국내에 중국 붐이 강하게 조성되어 왔지만 연초의 분위기와 맞물려 2002년은 중국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나라로 확고하게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것은 중국은 거대한 시장이고, 매우 빨리 발전하고 있으며, 향후 우리 기업이나 투자자들이 이 조류를 잘 이용해야만 우리 경제의 미래가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른바 빅4에 들어가는 대그룹들은 중국진출 확대를 올해 역점사업전략으로 내놓고 있으며 현재의 세계적 불황국면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지역으로 우리 기업들은 인식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큰 흐름이다. 중국이 우리에게 만들어주는 기회와 전망을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며 경제적으로 우리에게는 신천지를 발견한 것에 비유될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사관계의 측면에서 우리는 이 흐름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해야할지 보다 냉정하게 판단을 해야할 필요가 있다. 중국진출 초기만 하더라도 중국의 싼 임금을 보고 들어간 중소기업들이 현지인들과 노사관계상의 마찰을 일으키는 것이 큰 문제였다면 지금은 대기업을 필두로 많은 한국기업들이 중국으로 생산시설을 옮기거나 기업활동 거점을 옮기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몇 년 안에 필연적으로 국내산업의 공동화 위험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시장을 보고 들어간 많은 기업들이 중국의 낮은 임금비용의 이점을 십분 살려서 현지생산, 현지 판매의 일관된 기업활동을 갖추었을 때 우리는 단지 잉여상품을 수입해서 쓰는 나라로 전락할 수밖에 없으며 대기업들이 가진 핵심산업분야의 경쟁력이 중국쪽으로 이전되었을 때는 심각하게도 한국기업들이 중국에서 생산한 상품을 우리가 수입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중국은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문화적인 유사성도 강해서 세계화 시대에 한국과 하나의 시장, 하나의 생산기지로 묶일 가능성이 높고 규모의 경제 측면이나 비용상의 이점 측면에서 중국이 거점이 되고 우리는 보완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측면에서 보았을 때, 중국변수는 기회이자 위협이지만 특히 우리의 노사관계환경에 대해서는 다분히 위협적이다. 중국시장이 커질수록, 우리기업의 중국진출이 활성화될수록 일자리의 감소, 임금경쟁력의 저하가 국내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며 이로 인한 노사관계의 파열음이 확대될 것이다. 더욱이 아시아 지역에서 해외자본들의 직접투자가 한국에 비해 중국을 선호하는 지금 상황에서 향후 그 차이가 더욱 확대된다면 그 타격은 가중될 것이다.

우리 노사는 이 문제를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먼저 제반 상황을 분석하고 전망한 다음 중국변수가 가져올 위협적인 측면을 최대한 감소시켜 나가야 한다. 우선 중국이 왜 세계의 공장이 되고 있는지 직시해야 한다. 중국 경우는 우리가 서구 선진국의 노동법제를 보면서 벤치마킹 하던 차원과는 다르다. 중국시장은 우리의 생존현실이 되고 있으며 중국의 노동법제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전략적 대응의 대상이다. 핵심기술위주의 생산거점을 국내에서 유지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경쟁력 있는 인력과 노사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중국변수는 적어도 노사관계에 있어서 재앙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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