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PSI(국제공공노련)을 시작으로 세계의 노동조직들에 대해 소개해 온 '세계속의 노동네트워크'는 지금까지 남반구노조연대회의, ICFTU(국제자유노련), IMF(국제금속노련) 등 국제 단체들과 AFL-CIO(미국노동연맹산별조직회의), TUC(영국노조회의), COSATU(남아프리카노조회의), ACTU(호주노조회의)등 각국의 노총들을 소개해 왔다.

이번주에는 국제노총과 국제산별노련들(International Trade Secretariats, ITSs)을 중심으로 한 국제노동조직을 소개하고 앞으로도 세계화에 맞서 국제노동운동의 활로를 모색하는 국제산별노련들을 계속 소개하고자 한다.

■ 국제노총 건설과 ICFTU의 분리

현재 국제노총으로는 ICFTU(국제자유노련), WFTU(세계노조연맹), WCL(세계노조연합) 등 3개 단체가 존재한다.

국제노동계는 2차 세계대전 중 연합국 노조들의 협력을 위해 1945년 10월에 파리에서 세계노동조합회의 (World Trade Union Congress, WTUC)를 개최하고 제국주의, 식민지주의, 신식민주의에 대한 반대와 사회진보, 민족독립, 평화수호를 슬로건으로 내걸며 WFTU를 건설했다. 그러나 전후 동서냉전은 국제노동계도 양분했으며 결국 서구자본주의진영의 노조들이 WFTU를 탈퇴해 ICFTU를 건설함으로써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후 ICFTU는 반공적 노선을 극복해 가며 세계노동운동의 주요세력으로 성장했으나 WFTU는 동구공산권의 몰락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반면 WCL는 1920년 헤이그에서 서유럽 및 라틴아메리카 노동자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국제기독노조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Christian Trade Unions)이 그 전신이다. 이 단체는 유럽적인 전통과 기독교적인 전통에서 벗어나 전세계의 노동자를 위한 범세계적 노조운동으로 발전시키고자 1968년 룩셈부르크 대회에서 현재 명칭으로 개정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 국제산별조직의 건설과 국제노총과의 관계

이같은 국제노총의 건설 움직임에 앞서 1890년부터 1910년까지의 20여년은 사회주의와 사회민주주의에 영향을 받은 노동자들의 산별 국제연대가 활발히 진행된다. 탄광노동자들이 1890년에, 금속노동자들과 섬유노동자들이 1893년에 국제산별조직을 건설하기 시작해 1914년에는 국제산별노련이 33개에 달하기도 했다.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던 국제산별노련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과 자본주의의 발전 속에서 이데올로기적인 부담을 덜고 실용주의적인 전략을 추구하면서 발전해 왔다.

이들 국제산별노조들은 1951년 ICFTU와 밀라노협약을 맺어 서로를 자율적인 조직으로 인정하는 속에서 국제노동운동의 발전을 모색하게 된다. 이 협약은 1990년에 개정돼 ICFTU와 14개 국제산별노련의 사무총장이 1년에 2번 회의를 갖기로 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정책연계를 모색하고 있다.

한편 자본의 세계화가 가속화되면서 국제노동조직들도 세계적인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ICFTU와 WCL이 WTO의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공동행동을 조직하기도 했으며 국제산별노련들도 관련단체들끼리 통합하는 등 새로운 활로를 찾기 위해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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