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유통업계의 성(?) 차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 국내 10대 유통업체 157명 임원 가운데 이사급 이상 여성 임원은 단 5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롯데쇼핑 신영자 부사장(신격호 그룹회장 장녀), 신세계 이명희회장(이병철 전 삼성회장 5녀), 한화유통 서영민 이사(김승연 그룹회장부인)등 3명을 제외하면 전문 경영인 출신의 여성임원은 현대백화점 이선재 상무와 CJ39쇼핑의 고려진 이사가 '유이'(有二)한 형편이다. 특히주요 유통업체 부장과 팀장 등 실무급 직원들도 대부분 남성들이 차지하고 있어 임원인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내년 초에도 이들 10대 유통업체에서 여성 임원이 탄생할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오너 계열인 신 부사장과 이 회장을 제외하면 각각25명과 16명 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이 단 한명도 없다. 롯데쇼핑의 경우 11월 말 현재 협력업체 관계자 포함 총 5만1825명 직원 가운데 여성직원이 4만3110명으로 83%를 차지하고 있고, 신세계는 4만1500명 가운데여성이 78%인 3만2000여명으로 여성 직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이다.

LG유통(13명) 뉴코아(10명) 그랜드(6명) 등 중견 유통업체도 현재 단 한명의 여성 임원을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삼성테스코(14명) LG홈쇼핑(4명) 등 후발 유통업체에서도 역시 여성 임원을 찾아 볼 수 없다.

현대백화점( www.e-hyundai.com)의 41명 임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이선재 상무(55)는 현대백화점의 전신인 금강개발산업에서 93년 처음 이사로승진한 후 문화사업부문을 총괄해 온 여성 유통인력의 대모(代母)격에속한다. 홈쇼핑업계 1호 여성 임원을 기록한 고려진 CJ39쇼핑( www.i39.com) 이사(59)는 KBS 공채 아나운서 경력을 지닌 쇼호스트 출신으로 지난 95년 39쇼핑이 개국한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상품을 소개해 온 공로를 인정받아 재작년 8월 이사로 승진했다.

유통업계 여성임원 부족현상에 대해 롯데쇼핑 장수현 인사담당 매니저는"유통업체 근무가 육체적으로 힘들다는 인식 때문에 여성들이 중도에 사직하는 경우가 많을 뿐이지 신입사원 선발이나 직원승진 등에서 성차별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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