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노동가족 여러분 그리고 근로자와 기업인 여러분!

지난 한해에 참 노고들 많으셨습니다. 외환위기의 그늘을 벗어나는가 했습니다만, 세계경제의 침체와 미국의 9.11 테러 그리고 국내경기의 회복세 지연 등으로 인해 다소 무거운 마음으로 한해를 마감해야 했습니다.

노동분야에 있어서도 지난해는 많은 성과와 함께 아쉬움이 남는 한해였습니다. 실업률은 3%대를 달성하여 외환위기 이후 가장 안정된 수준을 보였고, 노사관계도 2000년보다 분규건수가 감소하고 근로손실일수와 분규참가자 수도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습니다. 또한 근로자복지기본법이 제정되고, 출산휴가 연장 등 모성보호제도가 개선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노사간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단축 문제를 연내에 마무리짓지 못하고 해를 넘기게 되어 아쉬움이 크고, 실업문제도 특히 대졸 취업문제가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노사문제는 통계상으로 개선이 있었지만, 항공사·병원·건강보험공단 등 국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에서 파업이 발생하여 피부로 느끼는 노사관계는 아직도 더 많은 개선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친애하는 노동가족 여러분 그리고 근로자와 기업인 여러분!

금년에도 노동환경은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실업률은 3%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경제가 금년 하반기에 가서나 회복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어 청년실업 문제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노사관계의 경우에도 양대선거와 상반기에 집중되는 단체교섭 그리고 근로시간단축문제와 구조조정을 둘러 싼 갈등 등으로 작년에 비해 다소 불안해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환경은 우리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것임을 되새겨 봅시다. 한 때 세계 7위의 경제강국이었던 아르헨티나의 최근 위기를 보면서 우리는 97년 말 스스로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누구를 탓하기 이전에 그 시련은 너무 컸습니다.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 변화하고자 하는 꾸준한 노력이 미흡하다면 낙오할 수밖에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우리 각자 1년 후 자신의 바람직한 모습을 그려봅시다. 하루, 한달 똑같은 시간이지만 새해가 좋은 것은 어제의 반성을 토대로 새롭게 각오를 다질 '기회'를 준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새해에는 월드컵·아시안게임·지자체 및 대통령 선거 등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4대 행사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의 각오는 더욱 중요한 것일 수 있습니다.

노동분야에 있어서 금년에는 우선 근로시간단축 문제를 기필코 매듭지어야 합니다. 그 동안 충분한 논의가 있었기 때문에 조금만 더 노력하면 마무리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비정규근로자 보호 문제와 외국인력 활용 문제 그리고 공무원·교수노조 문제 등 제도개선 문제도 노사간 머리를 맞대고 최적의 대안을 찾아 나가도록 합시다.

노사문제의 경우 노사갈등이 아스팔트 위로 번지는 구습은 이제 털어 버리도록 합시다. 기업은 열린 경영, 정직한 경영을 하고 근로자는 자발적 참여와 생산성 향상 노력을 통해 노사간의 신뢰를 공고히 해 나가도록 합시다. 신노사문화는 정부가 아닌 노사 스스로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것이면서 노력하는 자의 것입니다. 우리 모두 금년 한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겸허히 새해를 출발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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