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가 살아서 한국에 온다면 지금의 한국사회를 두고 뭐라고 얘기할까?

김영규 교수(인하대)는 지난 93년 이후 YS, DJ 민간정권에 대한 평가를 문득 "체 게바라의 입장을 빌어 시도해보자"는 질문에 착안해서 정치경제에세이집 <체 게바라가 살아 한국에 온다면>을 펴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체는 60년대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당시 한반도의 현실은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하고 있는 상황에서 남북대치는 깊어만 갔고, 남한은 5.16 군사 쿠데타 이후 군사독재정권 치하에 놓이게 됐다. 중남미지역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을 이런 한반도의 현실을 보고 체는 뭐라고 했음직도 한데 남쪽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는 기록은 현재 찾을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체 게바라가 살아서 다시 군사독재정권의 치하를 벗어난 지 10년이 다 되가는 현재의 한국을 방문한다면?

김 교수의 결론은 명쾌하다. 지난 YS, DJ 정권 하에서도 인력감축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으로 인해 노동자·서민의 생존권 위협, 인권 탄압이 이뤄져왔고, 정치는 민생고를 외면하고 멋대로 돌아가고 있다. 또한 분단이 종식될 것이란 어떠한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IMF 외환위기 이후 미국을 위시한 국제자본에의 종속관계는 더욱 심화됐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이다. 이에 이 책은 사회, 정치, 경제, 노동, 운동, 사상 등 총 6장으로 분류해 현재의 한국현실을 진단하고 있다.

"과연 어떤 정권이어야 하는가!" 당장 내년 대선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져들게 하는 순간이다.

한편 지은이는 지난해 인하대 교수협의회장으로 취임한 후 재단비리고발 투쟁을 벌이다 올해 해직당했다가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해직취소 판결을 받아 복직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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