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합의안 부결 현대자동차 노조가 제시하고 합의한 통합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노조원 투표에서 반대 53%로 부결되어 버리자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협상에서 현대 자동차 노조가 협상에서 올린 최대의 성과가 성과급부분인데 일부 언론은 성과급이 천만원 안팎이라고 부풀리기도 했지만 성과급 150%, 별도지급 150% 타결격려금 100만원, IQS향상 특별격려금 60만원으로 500여만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그래도 분명히 좋은 조건임에는 틀림없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부결되어 버린 것에 대해 노조측과 사측 모두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 "월급이 적다고?"하청노동자들 반발

이를 두고 지방 언론에서 '협력업체는 소외 받고 있다. '라는 식의 보도가 있자, 현대자동차 노조를 바라보는 외부 시각은 차가워지고 있다. '그게 적다고부결시키면 협력업체의 하청노동자들은 뭐냐? 상여금도 못받는 곳이 허다하다. '란감정적인 면이 많이 보인다.

일부 언론은 이번 합의안의 부결에 대해 돈 문제가 아닌 노노갈등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로 현대자동차 노조 홈페이지(www.hmwu.or.kr 가기)의 자유게시판은 이후 올라오는 각종 논쟁으로 인해 다음과 같은 공지를 내보내고 잠정폐쇄시켰다.


「2001년 통합임단투 승리를 위한 쟁의대책위의 1차회의결정에 따라 통합임단투를진행함에 있어 자유게시판이 근본적인 취지를 벗어나 분열을 초래하는 측면이 더크다고 판단하여 임단투 종료시까지 자유게시판을 잠정적으로 폐쇄합니다. 」

그러나 이런 면을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논쟁이 가라앉은 것은 아니다. 이번집행부의 독주를 견제하는 노조 세력들이 적극적으로 반대표를 던질 것을 주도하고그로 인해 현재와 같은 결론이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노노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 그러나 드러나지 않는 갈등

사실 이런 노노갈등은 잘 드러나지 않고, 자칫 말하면 본질을 훼손할 우려도 크다. 이 기사도 오도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자기들끼리 다투면서 무슨 노동운동이냐'란비난을 외부로부터 받을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또, 일부 언론은 이를침소봉대하여 노노갈등이 모든 문제의 핵심인냥 강조하기도 한다. 어디까지나문제의 핵심은 노사간에 있음을 주지하고 이 글을 보아 주셨으면 한다.

노조의 계파다툼만을 두고 볼 때 최고의 문제는 이런 갈등 자체를 드러내놓기를꺼려한다는 점에 있다. 이번 협상이 있기 이전에 노조위원장 선거시 강조사항은'성과급을 얼마만큼 받아내겠다. '는 구호였다. 그것도 각 후보들이 경쟁적으로금액을 제시하면서 벌인 일이었으니 이번 일이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협력업체 직원들이나 제3자에게는 '돈을 더 받기 위한 다툼'이라고 비춰질 수밖에없으며 더 나아가 '한심한 주도권 싸움'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게 된다.

그럼에도 외부적으로는 '노동운동'을 강조하고 '자본가의 착취'를 비난하고정치세력화로서의 영향력 행사에 자부심을 가진다. 외부적인 저항에 부딪혀 일을해나간다는 면이 강조되니 내부적인 분열 문제는 가려지고, 설사 내부에서 누군가이를 말한다고 해도 침묵하거나 외면해버린다. 왜냐하면 외부에 대한 투쟁보다는내부적인 통합이 훨씬 더 어려운 과제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비판에 대해 현대자동차 노조를 보는 여론은 부정적일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는 일부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닌 민주노동당을 중심으로모든 진보세력들이 풀어야 할 숙제다. 긍정적인 면은 부각되지 않고 부정적인 면은스스로 숨기면서 조금씩 드러날 때 일부 언론의 부풀리기 식 공격을 받는 악순환이계속되고 있다. 현재의 노동운동을 기반으로 한 진보세력은 곁은 딱딱하고 속은연약한 조개의 모습을 하고 있다는 비유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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