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호텔 노사가 사흘째 교섭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측에서 노조간부들을 해고해 사태가 악화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교섭을 재개했던 롯데호텔 노사는 20일 사흘째 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교섭의 형식을 두고 팽팽한 입장차이를 벌이는 등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호텔측은 19일 박정의 여성부위원장, 이미영 조직부장, 이승규 대의원(이하 교섭위원), 김영진 조합원 등 4명을 해고조치해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에 해고된 조합원 중 3명은 파업 전 임단협 교섭위원이기도 해 노조는 회사측의 교섭의지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일 노조는 "분명 장성원 사장은 교섭 석상에서 과거 얘기는 하지 말자며 노조간부에 대해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다"며 "그런데 앞에서는 교섭하겠다고 하고, 뒤에서는 노조간부를 해고하는 것은 무슨 이유냐"고 따지고는, 이날 오후 속개된 교섭에서 "즉각 해고조치를 철회해야만 교섭에 응할 수 있다"고 추후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호텔측은 "철회는 안된다"며 "재심을 요청해라"는 입장을 보여 교섭에 난항을 빚고 있다.

이에 앞서 노조 교섭위원은 이날 교섭 장소로 잡힌 롯데호텔 3층으로 들어가기 위해 지하통로와 노조사무실을 이용하려 했으나, 경찰병력과 용역직원들이 이들을 제지해 교섭위원들이 돌아가는 사태가 벌어지는 등 전반적으로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롯데호텔노조는 "노조는 교섭을 통해 사태를 해결하려 하고 있지만, 회사측이 성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호텔측이 계속 이러면 결국 외부의 압력에 어쩔 수 없이 교섭에 임한 것 밖에 되지 않지 않냐"며 비난했다.

이와 함께 힐튼호텔과 스위스그랜드호텔도 사흘째 교섭이 계속되고 있지만, 여전히 유니온샵에 대해 의견이 틀어지면서 좀처럼 입장이 좁혀지지 못하고 있으며, 20일에는 연행됐던 윤재성 스위스그랜드 부위원장이 구속되면서 호텔파업 사태는 더욱 더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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