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격차가 다시 크게 벌어지고 있어 걱정스럽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3/4분기 도시근로자가구 가계수지동향'을 보면 문제가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이기간에 도시근로자가구 상위 20% 계층의 소득은 하위 20% 계층의 5.5배를 나타내2/4분기(5.04배)는 말할 것도 없고 지난해 같은 기간(5.20배)에 비해서도 크게늘 어났다. 도시근로자가구의 소득이 평균 12% 증가했다고 하는데도 서민들로서는 사실상 `남의 일'인 것이다.

소득 격차가 확대되는 등 분배구조가 악화하고 있다는 게 새삼스런 이야기는 아니다. 아이엠에프 관리체제 이후 이런 현상이 심화됐음을 보여주는 통계가 한둘아니었다. 물론 경기상황에 따라 일시적으로 약간 개선된 적도 있지만 분배상태는 구조적으로 악화하는 추세를 보여온 것이다. 이는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기업·금융 구조조정이 추진되면서 수많은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다.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화가 강조되면서 고용불안은 깊어졌다. 상용직은 줄어든 반면, 임시직이나 계약직은 크게 늘어난 게 이를 말해준다.

분배구조가 악화할 때 어떤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는 구태여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소득격차가 다시 벌어진 게 새삼스런 일이 아니라고 해서 대수롭지않게 생각하면 안 된다.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인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그동안 몇차례 중산층과 서민층 안정대책 등을 내놓았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경기가 좋아지기만을 기다려서도 안 된다. 지금과 같은 분배구조에서는 설사 경기가 살아나도 분배문제를 푸는 데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소득과 재산이 많은 사람이 더 세금을 내도록 하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하는 것은 기본이다. 세출예산도 분배구조를 개선하는 데 한 몫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정부의 2002년도 세제개편안과 예산안은 손볼 데가 많다. 안정적인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 등도 두말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모름지기 분배문제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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