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20일 지분20% 환원 및 경영퇴진을 요구하며 전면파업 중인 라파즈한라시멘트노조 전경택 위원장 등과 협상을 갖고 전 종업원들에게 이 회사 주식 일부를 무상 배분한다는 데 합의했다.

노조는 전면파업 12일 째인 지난 19일 강릉공장을 찾은 정 회장 일행과 저녁부터 협상을 가졌다. 이들은 다음날인 20일 오전 △파업철회 조건으로 회사전체지분대비 7.6% 주식무상배분 △격려금 일인당 100만원 △고소고발 취하노력 등 세 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 1,000여명의 종업원들은 일인당 3,500주, 액면가 대비 1천7백5십만원 상당의 주식을 무상으로 배분받게 됐다.

정회장측이 주식배분요구를 수용하자 한라시멘트 부도 이후 라파즈에 넘어가기까지의 과정에서 정회장이 부당하게 부를 쌓았다는 노조의 주장이 때문이 아니냐는 문제제기에 대해 한라그룹 장충구 경영기획실장은 "주식배분은 진작부터 계획돼 있던 것"이라며 "그동안 고생해온 종업원들에 대한 보답의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합의안은 같은 날 실시된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9%의 반대로 부결돼 노조집행부가 사퇴키로 하는 등 반전이 거듭되고 있다. 정회장 계열 인물 퇴출 등 추가 요구사항이 합의내용에서 빠지자, 불안을 느낀 관리직 조합원들이 대거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노조는 합의안이 부결되기는 했으나, 향후 추가교섭 혹은 재파업 등의 일정은 이후 구성될 집행부가 맡을 사안이므로 파업을 풀고 21일 업무에 복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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