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취업시즌을 맞아 기업마다 신규 인력을 채용하면서 신입사원보다 경력사원을 확보하는데 주력하는 등 인력채용시장이 신입사원에서 경력사원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SK 등 주요 기업들이 연말 신규인력 채용에서 경력사원 모집 규모를 지난해보다 대폭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이닉스반도체, SK글로벌 등 일부 기업들은 경력사원만 모집하거나 신입사원보다 경력사원 모집 규모를 훨씬 많이 잡는 등 경력사원을 우대하는 현상이 심화, 확산되는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마케팅, 연구개발, 디자인 인력을 중심으로 경력사원 비중을 해마다 높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2,500명의 사원을 모집하면서 이 가운데 20%인 500여명을 경력사원으로 충원했다. 올해는 경력 비중을 더욱 늘려 모집대상 2,300명중 30% 이상인 700명을 뽑을 계획이다.

LG전자 역시 올해부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폐지하고 연중 수시채용하면서 경력사원 중심으로 전환, 상반기 경력사원을 324명 뽑은데 이어 하반기486명을 추가 모집하고 있다.

종합상사의 경우 경력직 모집비중이 신입직원 보다 많아지는 추세다.

SK글로벌은 올해 신입사원을 108명 모집한 반면 경력사원은 180명을 모집, 인력 충원을 경력 중심으로 전환시켰다. LG상사 역시 상반기 84명의인력충원 가운데 경력직이 절반이상인 48명을 차지했다.

대기업 관계자는 "자본시장이 발달한 외국처럼 우리나라도 외환위기이후기업 경영의 가장 중요한 잣대로 회계연도 실적을 요구하고 있다"며 "직원채용에 있어서도 경력사원은 별도의 교육기간없이 곧바로 수익창출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인력채용이 경력사원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조직에 대한 충성도 결여가 기업들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력사원 우대풍조로 노동시장의 탄력성은 늘어났지만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박해지면서 기업 단위의 응집력이 트게 줄어들었다"며 "신규인력에 대해 직능 교육보다는 조직시너지를 위한 직원간 관계 및 커뮤니케이션 교육의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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