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은행과 광주은행이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의향서를 교환것은 2차 금융구조조정을 앞두고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이들 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지주회사의 우산속으로 얼마나 많은 지방은행이 합류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들 은행은 앞으로 제주은행 등 지방은행을 더 끌어들여 수도권의 평화은행과 각 지방은행을 연결하는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면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평화은행과 지방은행의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해서는 앞으로 금융당국의 2차 금융구조조정 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지만 현재 상황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지방은행이 독자생존하기에는 금융 시장 여건이 점차 악화되고있으며 평화은행도 규모나 재무건전성 등을 감안할 때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방은행간 입장 차이가 있기 때문에 6개 지방은행을 모두 묶는 금융지주회사 탄생을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또 지주회사로 묶기 위해서는 부실을 털기 위한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것도 과제라 할 수 있다.

◇지방은행 독자생존 갈길이 멀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4개 지방은행이 퇴출 또는 합병된 이후 지방은행의 경영여건은 매우 악화됐다. 은행도 문을 닫을 수있다는 것을 예금주가 인식함에 따라 지방은행의 고객 유치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금사의 영업정지 등으로 자금시장이 휘청거릴 때마다 지방은행은 돈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지방은행 가운데광주 제주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4개 은행은 잠재부실을 전액 반영해도6월말 BIS비율이 9.4∼11.3%수준으로 독자생존 가능 요건을 갖추고있다.

그러나 금융계에서는 BIS기준을 충족시킨다 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독자생존의 길을 걸을 수 있는 지방은행은 많지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광주은행과 제주은행은 이미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합병이나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생존의 길을 모색해왔다.

제주은행은 중앙종금과 합병을 추진키로 했으나 무산됐으며 광주은행은 여러 형태의 금융지주회사 설립 방안을 마련하고 다각도로 이를 추진해왔다.

◇지방은행 중심 지주회사 추진

부산 대구 등 일부 지방은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지방은행이 지방은행간 금융지주회사 설립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광주은행과 제주은행이 가장 적극적이며 경남은행도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다. 전북은행은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으나 금융지주회사를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광주은행 등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쪽은 6개 지방은행을 하나의 금융지주회사로 묶게 되면 자기자본 2조원에 달하는 대형은행이 탄생하게 돼 시중은행과 나름대로 경쟁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각 지방은행은 자신의 상호를 그대로 존속시킨 가운데 지주회사의 자회사가 되기 때문에 지역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으며 본점 소재지를 해당 지역에 그대로 남겨 둠으로써 본점 폐쇄에 따른 불이익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IT조직 등 과다한 투자 비용이 발생하는 조직을 별도의 공동자회사로 독립시킴으로써 조직의 슬림화를 꾀할 수 있고 핵심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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