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이 몇천명이 보는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지난 18일 전국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국회 앞으로 진출하려 국회쪽 지하차도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 지하차도 위쪽에서 누군가가 방송차량 위에서 연설을 하려던 이남순 위원장의 손을 붙들고 놔주질 않았다. 순간 집행부는 집회에 항의하는 행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당황했다.

그러나 곧이어 이남순 위원장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보이고, 사회자가 구속노동자의 어머니라고 소개하자 조합원들이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그 여성은 다름아닌 지난 1월 금융파업으로 인해 구속된 주택은행노조의 김철홍 위원장의 어머니였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대방동에 살고 있는 김위원장의 모친은 한국노총의 집회대오를 보고, 이남순 위원장에게 아들의 빠른 석방을 당부하기 위해 여의도까지 행진을 따라왔던 것. 더구나 막내외아들인 김철홍 위원장이 그간 일흔넷의 노모에게 감옥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며 면회를 오지 말라는 부탁에 서울구치소 앞까지 가서 돌아서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날 한국노총 이규홍 조직국장 품에서 한참을 흐느낀 어머니는 주택은행노조 간부들의 부축을 받고 집으로 돌아갔다. 김철홍 위원장은 내년 2월13일 출감할 예정이다.

이날 이남순 위원장이 방송차량에서 내려가 선두에서 몸싸움을 벌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도 어쩌면 김철홍 위원장 모친의 눈물의 힘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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