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의 영향으로 ICFTU는 그 후 10여년 동안 반공주의와 노사협조주의적 경향을 강하게 보였으나 68년 전세계를 휩쓴 혁명의 열풍으로 유럽가맹노조들이 노조와 노동자의 권리보호,
제3세계에 대한 민주주의 지원 등의 목소리를 내면서 ICFTU의 성향은 변하기 시작했다.


카타르 도하에서 지난 9일 개막된 WTO 제4차 각료회의에서 향후 세계화 흐름의 나침반이 될 뉴라운드 출범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맞서 '노동자, 민중을 위한 세계화'를 요구하는 국제노동계의 목소리도 높아 가고 있다. WTO 각료회의 기간을 국제 행동의 날로 정하고 '새로운' 세계화에 대한 노동계의 요구를 내고 있는 조직이 바로 세계최대의 노동조합 연대조직인 국제자유노련(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Free Trade Unions, ICFTU)이다.

■미국의 영향과 '반공주의'의 기치아래 탄생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인 1945년 10월 파리에서는 연합국들의 노동조합이 세계노동조합회의를 열었다. 유럽, 미국, 소련 등지의 진보적 노조 대부분이 참여한 이 회의에서 각국의 노조들은 제국주의, 신식민주의, 신식민주의에 반대한 사회진보, 민족독립, 평화수호를 슬로건으로 내건 세계노련(World Federation of Trade Unions, WFTU)을 건설했다.

그러나 냉전의 도래는 세계노동운동에도 분열의 그림자를 드리웠다. 공산계열과 비공산계열노조의 갈등은 비공산계열의 서구노조들이 전후 유럽복구를 위한 미국의 마샬플랜을 거부하는 WFTU의 방침에 맞서 선별적 지지를 주장하며 49년 1월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퇴장하는 사태로까지 발전했다. 결국 반공주의를 고수해 WFTU의 가입이 거부됐던 미국노동총동맹(AFL; 이후 상대적으로 진보적이었던 미국산업별노조 CIO와 통합)과 WFTU의 방침에 반발한 네델란드(NVV), 영국(TUC), 미국(CIO) 등이 주축이 돼 그 해 12월 런던에서 ICFTU를 건설하게 된다.

냉전의 영향으로 ICFTU는 그 후 10여년 동안 반공주의와 노사협조주의적 경향을 강하게 보였다. 그러나 68년 전세계를 휩쓴 혁명의 열풍으로 유럽가맹노조들이 노조와 노동자의 권리보호, 제3세계에 대한 민주주의 지원 등의 목소리를 내면서 ICFTU의 성향은 변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에 반발한 미국의 AFL-CIO가 1969년 조직을 탈퇴할 정도로 변화의 바람을 거셌다(AFL-CIO는 1982년 조직에 복귀했다).

■세3세계 노조활동에 대한 지원과 노동기본권 보호에 주력
ICFTU의 주요활동방향은 4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총회에서 결정된다. 지난 해 4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번에서 '사회정의의 전세계화'라는 주제로 개최된 17차 세계총회에서는 노동기본권 보호 등을 중심으로 한 활동계획이 채택했다. ICFTU의 활동은 △ 노조와 노동자의 권리 보호 △ 아동강제노동의 박멸 △ 남녀평등 △환경 △ 전세계노조 활동가들에 대한 교육 △ 젊은 노동자들의 조직에 대한 지원 등이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ICFTU는 아프리카에서 노동자들의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는 AIDS 퇴치에도 주력하고 있다. 또한 제3세계 노조의 권리와 민주주의의 확대에 대해서도 매우 적극적인 활동을 전개해 17차 세계총회에서는 극심한 노동탄압국인 콜롬비아에 대한 특별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ICFTU는 아시아 태평양지역을 위한 APRO, 아프리카를 위한 AFRO, 그리고 아메리카 대륙을 위한 ORIT를 가지고 있다. 유럽지역의 경우 1973년에 결성된 유럽노련(ETUC)가 ICFTU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으며 사실상 유럽지역조직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벨기에에 브뤼셀에 본부를 두고 있는 ICFTU는 현재 한국의 양대노총을 포함 148개 국가에서 221개 조직, 1억5천6백만의 조합원이 가입해 있으며 독립적이고 민주적인 국가단위의 노총을 가입단위로 하고 있다.

ICFTU는 특히 ILO와도 밀접하게 연계돼 있으며 UN 경제사회위원회의 자문기구이자 UNESCO와 FAO(유엔식량기구) 등 과 같은 UN 산하조직들의 전문기구이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국제무역기구(WTO) 등에도 대표를 파견하고 있어 국제기구에서 세계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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