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신자유주의 세계화 반대시위를 전개하고 있는 불가리아 노동자들.

면적 1만1,437㎢, 인구 58만9,000명, 페르시아만의 작은 소국 카타르에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WTO 각료회의가 시애틀에서 제노아까지 반세계화 시위대에 의해 원만한 의사일정을 진행하지 못하자 올해는 교통이 불편해 시위대의 접근이 용이하지 않은 이 작은 나라에 모여 13일까지 개최되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고 있는 전세계의 노동자들은 같은 기간 '민중과 노동자들 위한 세계화'를 요구하며 직접행동에 나설 계획이다.



■ ICFTU와 WCL의 공동행동

이를 위해 국제노동운동을 이끌고 있는 두 조직, 국제자유노련(The International Confederation of Free Trade Unions, ICFTU)과 세계노동연맹(The World Confederation of Labour, WCL)은 9일은 '공동행동의 날'로 정하고 집회와 시위등을 준비하고 있다. ICFTU 빌 조단(Bill Jordan) 사무총장은 "WTO 각료회의는 국제노조운동의 이름으로 강하고 단결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라며 "우리의 메시지는 명백하고 단순하게 'WTO는 모든 사람들 위한 세계화를 만들어야만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또한 WCL 윌리 다이스(Willy Thys) 사무총장은 "국제노동운동은 사회정의를 위한 세계화를 요구한다"고 선언했다.

두 조직은 공동성명서를 발표하고 ILO의 핵심적인 노동기준들을 세계 무역협정에 포함시켜야 하며 WTO의 회의체계에 ILO의 완전한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동성명서에는 또 WTO가 사회, 노동, 성(gender), 환경, 개발 등과 관련된 결정에 있어서 노동조합과 비정부 활동가들의 참여시켜야 한다는 요구가 포함돼 있다.

뿐만아니라 공공서비스와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보건, 교육, 수도 등)에 대해 '서비스무역에 대한 일반협정(The General Agreement on Trade in Services, GATS)에서 제외시켜줄 것과 우르과이 라운드에 기반한 자유무역에서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 불균등의 시정을 촉구하고 있다.

다이스 사무총장은 "세계화의 영향으로 빈곤과 불평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WTO는 무역을 소수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의 사회적 발전에 도움이 되는 수단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 행동강령과 전세계 동시다발 집회

두 국제노동조직과 세계 주요노조 지도자들은 9일 카타르에 모여 시위를 전개할 계획이며 각국의 노조와 산별조직들도 각각의 특성에 맞는 집회와 시위를 전세계에서 동시다발로 전개할 계획이다.

두 조직은 공동 요구 사항으로 △ 노동자 권리의 증진과 고용안정 △질높은 공공교육과 보건 △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 △ 대중적이고 민주적 방식의 세계화 △ 전세계적 정의와 평등의 확장 등을 내세웠다. 이 같은 요구 아래 작업중단, 출근이나 중식 선전전, WTO 각료회의 기간 중 조합원에 대한 집중교육 실시 등의 공동행동 지침을 산하조직에 시달했다. 특히 다국적기업에 고용된 다른 나라의 노동자들은 서로 간에 단결의 날 행사를 갖도록 조직되고 있다.

또한 각국 노조들은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동으로 가능한 많은 조합원들을 참석시키고 신문에도 광고를 낼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노조 대표들이 정부대표나 정부간 기구 대표를 항의방문하고 WTO에도 항의편지를 보낼 계획이다.

이미 미국과 유럽, 서울 등지에서 세계화에 반대하는 토론회가 개최되고 있으며 각국 노총에서도 5일부터 조합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9일에는 스페인, 이탈리아, 러시아, 일본, 미국, 홍콩, 인도, 나이지리아, 브라질 등 세계 각국의 노총들이 항의시위를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에서는 남반구노조연대 서울대회를 위해 방한중인 외국 노조관계자들과 함께 민주노총이 용산 전쟁기념관 앞에서 '국제 행동의 날' 집회를 가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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