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차 남반구노조연대(SIGTUR) 서울대회가 6일 오전 '세계화와 다양한 현장에서의 투쟁'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세계화에 맞선 전세계 노동자의 연대방안에 대해 심도 깊게 토론했다.



주제발제에 나선 에디 웹스터(Eddie Webster) 남아공 위츠(Wits)대학교 교수는 "세계화는 자본의 조직방식을 변화시켜 노조체계를 허물고 있다"며 특히 "아웃소싱을 통해 노조의 단체협약권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나이키사는 마케팅만 담당하고 제품생산부분은 동남아시아 등의 저임금 국가로 이전시킴으로서 노동법의 규제를 받지 않고 효과적으로 노동자들을 통제하고 있다. 또한 이같은 변화는 중심노조와 비중심노조로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며 나아가 사회구성 자체를 허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웹스터 교수는 이같은 변화는 또한 역으로 노동계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전체가 허물어지고 모든 민중들이 세계화의 피해자이기 때문에 노조가 기존에 단체협약을 맺는 기능을 넘어 사회운동의 핵심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것이다. 웹스터 교수는 하이벨드(Highveld Steel) 철강회사와 국영철도회사(SATAWU) 사례를 비교해 이를 설명하고 있다.

하이벨드 철강회사는 새로운 임금체계의 도입 등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진행되자 노조 는 단체협약을 통해 사태를 해결하려 했으며 지역차원이나 산별차원의 대응을 조직하지 못했다. 결국 단협은 파기되고 단위사업장 차원의 투쟁은 실패했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국영철도회사의 경우 정부가 2000년 10월 △수익성 좋은 노선 민영화 △일부선로 폐쇄 △1만5,000명 감축 등을 골자로 한 민영화 계획을 발표하자 노조가 △공장위원회를 통한 기업차원 △산별노조를 통한 산별차원 △의회에 대한 압력을 통한 국가적 차원 △국제노동단체를 이용한 국제적 차원 등 다양한 층위의 투쟁으로 조직해 정부를 압박하는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차이는 각국 정부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노조가 사회적으로 다층위적인 투쟁을 조직하지 않고서는 구조조정을 막아내기 어렵다고 웹스터 교수는 설명했다.

주제발표에 이은 사례발표에서는 민주노총 이홍우 사무총장이 한국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과 민주노총의 투쟁사례를 설명했으며 롭 렘버트(Rob Lambert) 남반구노조연대 코디네이터가 호주에서의 다국적 기업 구조조정 사례를 설명하고 다국적 기업에 맞선 전세계적 차원의 노조연대투쟁을 호소했다.

한편 남반구노조연대는 5일 저녁 기획회의를 갖고 세계화에 대항한 노동자들의 국제연대를 실천지침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8일 오후로 예정된 분임토의 일정을 전체토론으로 수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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