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가 사상 최악의 대졸 취업난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도 인턴제 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해 빈축을 사고 있다.

여기에 중소기업의 노무관리를 진단해 주는 프로그램을 실시하면서 진단팀의 대부분을 노무사들로 채워 편중 인선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노무사회는 유용태 노동장관이 1992년부터 회장직을 맡고 있다.

10일 관계당국과 노동계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유용태 장관 취임 이후 중요한 노동 정책의 하나인 청년 실업대책과 관련해 현실을 무시한 정책을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인턴제의 경우 노동부는 최근 청소년 인턴제 예산을 올해의 960억원에서 내년에는 500억원으로 삭감하는 내용의 예산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인턴제의 지원으로 취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올해의 3만8600명에서 내년에는 2만명으로 줄게 됐다.

김농주 연세대 취업담당관은 "기업들이 미국 테러 사태의 여파로 불황이 장기화 될 것을 염려해 채용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취소하고 있어 대졸 취업문은 사상 최악의 바늘구멍이 될 것"이라며 "인턴제 축소는 현장감 없는 탁상행정의 전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지금은 공공부문 인턴제 도입을 포함해 인턴제를 확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고려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3학기인 김병준씨(27)는"이번 학기가 끝나면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근의 실업해소 정책들을 보면 답답할 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특히 장관이 새로 취임하면서 정부지원 인턴제를 축소하는 것은 취업에 목말라 있는 구직자들을 우롱하는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비난했다.

각 대학 취업담당자들은 취업재수생 26만명에 내년 2월 졸업예정자 17만명을 포함해 43만명이 일자리를 구하고 있으나 실제 이들에게 제공될 일자리는 6만개를 밑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노동부는 '맞춤형 노무관리 진단' 프로그램을 위한 진단팀 선정 결과, 전체 18명 가운데 17명이 노무사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나머지 한명은 대학교수이다.

진단팀은 이달 중순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개월간 노무진단을 실시하면서 한 명당 350만원의 용역비를 받게 된다.

이와 관련해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유용태 현 장관이 한국노무사회 회장 자리에 있는 만큼 오비리락(嗚飛梨落)의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인선에 신중을 기했어야 옳았다"고 비판했다.

한 노동대학원 교수도 "정부 프로그램의 용역을 일단 독점함으로써 노무사들이 향후 관련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파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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