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미국 테러사건과 보복전쟁의 여파가 겹쳐 올 하반기취업전쟁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국내 대기업중 가장 먼저 올 하반기 원서접수를 마감한 SK그룹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9일간 인터넷을 통해 대졸신입사원 입사지원서를 접수한 결과 총 400여명 모집에 2만4500여명의지원자가 몰려 6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보였다. 이는 99년과 지난해 경쟁률 40∼50대 1보다 크게 높아진 것이다.

SK 관계자는 “자산규모 3위의 그룹으로 부상하면서 에너지화학과 정보통신을 축으로 안정적 사업모델이 취업준비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부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계열사별로는 워커힐 호텔이 15명 모집에 1500명이 응시, 100대1의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으며 70명을 뽑는 SK텔레콤 역시 5000여명이 몰려 70대 1이 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나머지 SK㈜, SK글로벌, SK생명 등 주요 계열사의 경쟁률도 50대 1을 넘었다.

이번 SK의 대규모 그룹공채는 재계에서 드문 사례로서 최근 대기업들은 대부분 계열사별 또는 사업부문별 수시채용으로 신규채용을 해왔다. 향후 계열사별 신규채용을 실시할 예정인 삼성그룹과 LG그룹 등에서도 치열한 경쟁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취업정보전문업체인 ‘리크루트’ 가 국내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하반기 채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30여개 업체만이 확정안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정유 대림 동양 현대산업개발 하나로통신 동양화학 태광산업 고합 등은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는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터넷 취업정보업체인 ‘잡링크’ 가 352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실시한 결과 역시 전체의 33%인116개 기업은 채용규모를 축소하고 88개 기업(25%)은 채용시기를 늦춘 것으로 집계됐다.

기업들의 이같은 고용축소로 대학 재학생을 비롯한 취업재수생들의 어려움은 가중될 전망이다. 지난해 8월과 올 2월 서울대 학사과정 졸업생 3868명중 28.4%인 1099명은 직업을 구하지 못했고 석·박사 학위자 실업률도 18.2%에 달했다. 또 고려대와 연세대의 지난 2월 순수 취업률은 49%, 56.5%에 그쳐 졸업생의 절반가량이 직장을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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