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공권력 투입이후 사태 악화
힐튼, 연봉계약 72명 해고방침…스위스, 1명 구속
롯데, 힐튼, 스위스그랜드 등 특급호텔 3사 노동조합이 장기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예년과 달리 대규모 제조업체도 아닌 호텔 사업장에서 체포영장 발부자가 난무하고, 공권력 투입이라는 강경한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올해 민주관광연맹(위원장 조철)은 △비정규직 정규직화 △적정인력 확보 △봉사료 잉여금 쟁취 등의 공동요구안을 내놓고, 어느때보다도 임단협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이 공동요구안은 워낙 호텔의 고질적인 문제로, 병원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IMF 이후 왜곡된 고용구조를 바꾸는 것은 비단 호텔만의 과제는 아니었던 것. 실제 제주크라운호텔 등에서는 봉사료 잉여금을 돌려받는 등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롯데호텔이 공권력 투입으로 파국을 맞으면서 스위스그랜드와 힐튼호텔 파업에 대해서도 정부의 입장이 강경일변도로 돌아서버렸다. 현재 롯데호텔은 농성장 강제진압 이후 3명이 구속된 후 경찰은 석방된 조합원 3명을 포함해 또다시 4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스위스그랜드호텔도 지난 15일에는 10명의 체포영장 발부자 중 5명이 자진출두했으나 김성래 부위원장이 구속되는 등 사태는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힐튼호텔의 경우도 6명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특히 힐튼의 경우 호텔측이 2차례의 징계위를 통해 파업 참가 연봉계약직 72명에 대해 해고조치하겠다고 밝히면서 사태가 악화되고 있으며, 스위스그랜드의 경우 호텔측이 파업 후부터 대체인력을 꾸준히 투입해와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법집행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등 사태는 갈수록 난맥상을 보이고 있다. 롯데의 경우는 무리한 진압으로 진단서를 끊은 조합원만 100여명에 이르는 등 조합원들의 희생이 컸고, 불법파업도 아닌 스위스그랜드호텔의 김성래 부위원장을 영장실질심사 없이 판사직권으로 구속해버린데 대해 비난이 크다.

이에 대해 김성종 스위스그랜드호텔 노조 위원장은 "호텔3사의 경우 사용자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과, DJ의 '집단이기주의 엄벌' 발언 이후 사태가 악화됐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이미 단위사업장을 넘어서 정치적 차원의 해결에 기댈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진단하고 있다. 때문에 해당 노조들도 예상치 못할 정도로 정부가 앞서나가면서 사태를 더 악화시킨 만큼 원만한 사태수습도 정부가 노사자율교섭의 원칙을 존중하며 풀어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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