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약속 깨고 언론에 흘려…유감표명·해결책 제시 '공수표'
"일체 비공개로 하기로 한 거 아닙니까."

15일 명동성당 농성천막 '대화'가 경찰철수 문제로 겉돌 무렵 최선정 장관에게 이수호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대뜸 이렇게 물었다.

"나중에 실무자들에게 따지겠지만, 애초에 비공개라고 해서 그 의도를 순수하게 봤는데, 일부 언론이 나타났어요.…정말, 실망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이 총장이 이렇듯 목소리는 높인 데는 그만한 사정이 있다.

대화 하루전인 14일 오후 노동부 관계자로부터 "만나자"는 전화 연락이 왔다. 시큰둥하게 반응하자, 이 노동부 관계자는 대화에서 최 장관이 최근 사태와 관련한 유감 표명과 해결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꼭 보자고 요청했다고 한다. 더욱이 진솔한 대화를 위해 비공개로 하자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너무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비공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대화 사실을 대변인에게조차 알리지 않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SBS 등 일부 방송사와 취재기자들이 농성 천막 주변을 서성거렸다. 결정적으로 최 장관은 해결책은커녕, 아무런 유감 표명도 없었다.

대화가 끝난 뒤 이 천막, 저 천막을 오가는 최 장관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 농성 조합원은 "오려면 벌써 왔어야지, 이제 와서 뭘 하겠다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청와대에) 보고하려는 것 아니겠느냐"며 야릇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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