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차노조, "부평공장 안락사 시키려는 것"…대우차판매노조도 강력 반발 -


대우자동차를 GM에 매각하는 협상이 결국 부평공장을 제외한 채 타결돼, 노조가 '대우차 일괄처리'를 촉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GM, 대우자동차 및 한국산업은행은 21일 오전 산업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대우자동차 매각조건, 향후 일정, GM과 채권단이 공동소유하는 신설법인의 설립절차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GM의 루디 슐레이스(Rudy Schlais) 아태총괄지역 사장은 "MOU는 원칙과 방향만 제시한 것이며 이에 대해 구체적인 살을 붙여나가야 한다"고 밝혀 구속력있는 본 계약은 GM측의 최종실사를 거쳐 올해 말께 체결될 전망이다. MOU에 따르면 신설되는 법인은 GM측이 67%, 채권단이 33%의 지분률을 갖게되며 GM과 채권단이 각각 4억 달러, 1억9700달러를 현금출자하게 된다. 또한 신설법인의 경영권은 GM그룹이 갖게 되며 현 대우차 경영진이 이에 협력하게 된다.

관심을 모았던 매각범위는 신설법인이 우선 창원공장과 군산공장을 인수하고 부평공장은 신설법인에 완성차, 엔진, 변속기 및 부품을 공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또한 MOU에는 향후 신설법인이 적절하다고 판단할 때 부평공장을 인수할 것이라고 명기했고, 향후 6년 이내에 인수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대금과 관련해 채권단은 신설법인의 장기 우선주 12억 달러를 평균 3.5% 이자율로 받게 되며 신설법인은 15년이내에 이 우선주를 수익범위 내에서 되사주게 된다. 또한 부채에 대해서는 퇴직급여충당금, 판매보증충당금, 협력업체 관련 채무 등 정상영업부채를 5억1,000만 달러 한도에서 신설법인이 인수하며 해외법인 차입금 약 3억2,400만 달러로 인수하게 된다. 반면 채권단은 20억 달러를 한도로 해 장기운영자금을 신설법인에 대출해야 한다.
(주)대우자동차판매(대우자판)에 대해서 신설법인은 대우차가 보유한 대우자판의 지분 11%만 인수하고 추후 독자판매망과 대우자판 등을 통해 판매망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대우차노조와 대우차판매노조는 MOU가 체결된 시각 산업은행 앞에서 조합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차 일괄처리', '대우자판 국내영업권 보장' 촉구시위를 전개하는 등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우선 대우차노조는 △고용보장 없는 자산인수방식의 매각 △해고가 용이한 미국식 노동관행 △노조에 적대적인 노사관계 등을 근거로 GM으로의 매각에 반대하는 한편, "부평공장에 대한 위탁생산은 부평공장을 안락사 시키려는 것"이라며 총력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GM쪽은 부평공장의 고용문제와 향후 진로는 앞으로의 시장상황에 따라 좌우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고용보장을 장담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어서, 부평공장 노동자들의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또 대우차판매노조의 경우도 국내 영업권 전부를 보장해줄 것을 요구해왔던 만큼 반발이 적지 않다. 노조는 "신설법인이 기존 국내영업권의 일부만 보장해 줄 경우 직영대리점 4,000여명의 고용이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대우자판에 대한 신설법인의 국내영업권 보장을 촉구했다. 특히 이같은 요구를 내걸고 오는 26일 하루파업을 벌이는 한편, 전조합원 상경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집회 참석자들은 산업은행 진입을 시도하다가 이를 제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이 빚어져 강인희 노조 사무국장 등 일부가 부상을 입기도 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