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주둔한 주한미군이 독극물을 한강으로 방류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것과 관련, 한국노총 소속 조합원 70여명으로 구성된 'SOFA전면개정 및 독극물방류 미국사죄 요구 노동자선봉대(대장 이종복 사무차장)'가 14일 게릴라식 릴레이시위를 전개했다.

한국노총 선봉대는 정오에 용산 미8군기지 정문 앞에서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가 개최한 집회에 참석, "1천만 서울시민이 사용하는 한강에 독극물을 방류한 미군의 처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관련자 전원 구속처벌 및 한미행정협정 전면개정"을 촉구했다.

이어 오후 2시30분에는 서울시청 공무원이 '난지도 하수처리장에서 희석되어 괜찮을 것'이라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서울시청을 규탄하는 집회를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기습적으로 전개했다.

이종복 사무차장은 이번 사건의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는 항의문을 김학재 행정부시장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서울시청 집회 후 즉각 미대사관으로 이동해, 집회를 강행하려다 경찰들과 30여분 몸싸움을 하기도 했다. 미대사관쪽에도 항의서한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한국노총은 성명서를 발표, "책임자 구속처벌, 미국의 국가적 사과와 배상, SOFA(한미행정협정) 전면 개정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유럽 및 일본 등 국제 NGO(엔지오)들과 연대하여 주한미군 철수투쟁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노총도 15일 미8군사령부 앞에서 열리는 신공안탄압 분쇄, 매향리 미군폭격장 폐쇄, SOFA 전면개정, 양민학살 규명을 촉구하는 범국민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30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날 집회는 매향리 폭격장 현안과 독극물 방류에서 비롯된 국민적 비판여론에 비추어 격렬한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 전국사무금융노련도 14일 성명을 발표하고 한미행정협정의 전면개정을 촉구했다.

이번 사건은 포름알데히드 하수구 방출을 담당했던 미군무원이 두통과 메스꺼움에 시달리다 3주의 병가를 내면서 부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쪽이 이 사건에 대한 자체조사 결과 '포름알데히드는 물에 희석하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정을 내리자, 격분한 군무원이 녹색연합에 제보함으로써 알려지게 됐다.

포름알데히드는 사람의 경우 30㎖만 먹어도 즉사할 수 있는 독성화학물질로 미국에서 80년대 말 발암물질로 지정되었다.

주한미군은 지난 2월9일 하수구를 통해 475㎖짜리 480병을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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