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광복절인 8월 15일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인 2000통일염원남북노동자축구대회가 성사될 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노총의 경우 오는 16일 뚝섬 경기장에서 지역예선전을 통과한 16개팀이 준준결승을 치른 뒤 17일 잠실 주경기장에서 준결승과 결승전을 치러 북쪽의 직총 대표팀과 한판 승부를 겨룰 대표팀을 가리게 된다.

남쪽의 준비는 이처럼 계획된 일정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어 별 문제가 없지만, 정작 '본 게임'의 상대방인 북쪽에서는 여태껏 의사표시가 없어 민주노총 통일국 관계자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민주노총쪽에서 접촉을 시도한 이후 20일이 지났지만 묵묵부답인 것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이수호 사무총장도 지난 12일 대의원대회 사업보고에서 통일축구대회는 준비하되, 북쪽과 접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본행사가 8월 15일 이후에 치러질 수도 있음을 언급했다.

일각에선 북쪽의 '무응답'을 두고 남북정상회담 이후 우리 정부와의 관계를 고려한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10년 가까이 남과 북, 해외가 공동으로 치러오던 범민족대회를 지역별로 분산 개최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의 연장선에서 이번 통일축구대회 일정도 조정할 것이란 지적이다.

그러나 민주노총 통일국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초 접촉이 이뤄진 뒤 불과 1주일여만에 방북이 성사된 경험을 상기시키면서 "최종 판단은 17일 남쪽의 최종 예선이 끝나면 하게 되겠지만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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