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졸업자까지 응시하는 7·9급 하위직 공무원의 시험 과목을 정보화 시대에 맞게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 행정학 교수와 일선공무원들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지난 해와 올해 4차례 실시한 9급 공무원공채에 응시한 2369명 가운데 대졸 이상 학력자가 93%를 차지했고 중·고졸은 7%인 165명에 불과했다. 또 합격생 96명 중에는 대졸이 64명으로 가장 많고 전문대졸 14명, 대학원 이상 5명, 대재 3명 등이며 중·고졸은 단 한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하위직 공무원의 학력 수준이 크게 높아지고 정보화 시대를 맞아 행정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으나 시험 과목은 지난 60년대 중·고졸 학력자 수준에 맞춘 과목에 여전히 머물러 있다.

이 때문에 시험준비를 위해 대졸 이상 학력자들이 수년전 중·고교에서 배운 시험 과목을 다시 학원에 나가 배우고 있어 경제적·시간적 손실이 큰데다 과목 또한 직무 활용도가 매우 낮은 것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직렬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국어 국사 영어 사회 등 공통 과목을 1∼2개로 통합하고 일선 행정 현장에서 바로 응용할 수 있고 재교육 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컴퓨터 등 정보통신 과목이나 지방·도시행정학, 정책학 등으로 바꿔야 한다고 교수와 공무원들은 주장하고 있다.

순천대 정순관교수(44·행정학)는 “현실을 무시한 시험 과목이 오히려 우수한 인재가 공직사회에 진입하는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9급 시험에 합격한 주모씨(28·대졸)는 “학원까지 다니며 공부한 시험 과목이 일선 행정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현장에서 응용할 수 있는 과목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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