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해고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복직을 요구하며 동료들이 무기한 단식에 들어갔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지부장 문철상)는 25일 오후 부산 영도구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철상 지부장과 심진호 노조 한진중공업지회장이 해고자 문제 해결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1986년 해고된 김 지도위원은 정년을 맞기 전인 올해 내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퇴직 전 회사로 돌아가 동료들과 밥 한 그릇씩 먹고 싶다”며 증인으로 참석한 이병모 한진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에게 대화를 요구했다. 노조에서 지난 9월부터 7차례 대화를 요구했지만 회사측이 응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감 이후에도 양측은 얼굴을 마주하지 못했다. 되레 한진중공업은 지난 24일 ‘김 지도위원을 복직시키면 배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사내에 게시하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두현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는 “노사합의로 파업 기간 임금을 지급하거나, 상당한 위로금을 지급하는 경영진의 행위가 업무상 배임으로 처벌되거나 문제된 사례는 없다”며 “법원이 회사 경영권을 제한하는 단체협약도 유효하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지도위원을 복직시키고, 해고 기간을 보상해 주는 노사합의를 해도 배임이 아니라는 취지다.

지난 18일부터 한진중공업 본관 로비농성을 하고 있던 문 지부장과 심 지회장은 “회사 결단을 촉구하며 이 시간부터 무기한 단식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35년간 해고자로 살았던 김진숙이 단 하루라도 일터로 돌아가 작업복을 입은 모습을 볼 수 있길 염원한다”며 “회사가 답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 지도위원은 2년 전 암 진단을 받아 치료받은 뒤 올해 6월부터 복직투쟁을 시작했다. 최근 암이 재발해 병원에서 투병하고 있다. 그의 정년은 올해 12월 말까지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