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노조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무기계약직 매니저 위촉직 전환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정년을 보장한 무기계약직에서 졸지에 1년씩 재계약하는 특수고용직으로 내몰릴 위험에 처한 삼성화재 법인대리점(GA) 가업설계지원 노동자들이 입을 열었다.

삼성화재노조(위원장 오상훈)는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증언대회를 개최했다. 이들은 위촉직 재계약 또는 직무전환 등 2가지 선택지를 내놓은 삼성화재쪽에 “무기계약직으로 현업에 근무하는 세 번째 선택지를 달라”고 요구했다.

삼성화재는 무기계약직으로 일하는 노동자 약 128명을 대상으로 직무전환 또는 위촉직계약서 작성을 요구했다. 보험상품을 설계하는 현재 업무를 지속하려면 퇴사 뒤 위촉직 보험설계사로 재계약하고, 무기계약직 신분을 유지하려면 보험상품 설계가 아닌 자동차보험 스마트서비스·GA총무·일반보험 업무지원·일반보험 설계지원(방카)·일반보험 심사·자동차보험 설계지원 등 다른 업무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위촉직 보험설계사는 근로계약이 아닌 위촉계약을 맺는 개인사업자로, 특수고용직이다. 19일 현재 128명 가운데 121명이 직무전환 또는 위촉직 전환에 서명했고, 7명만 남아 전환에 반대하고 있다. 이날 증언대회에는 7명 가운데 3명이 참석했다.

서명을 거부한 A씨는 동료들의 직무전환 무효와 무기계약직 가입설계 업무 유지, 그리고 정년보장을 요구했다. A씨는 “17년간 결혼과 육아로 경력단절여성이던 2014년에 삼성화재에 입사해 7년을 보냈다”며 “무기계약직 전환 뒤 열심히 일했는데 돌연 퇴사 뒤 재계약 혹은 다른 업무로 전환하라는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A씨는 “현업 근무 유지와 무기계약직 전환 당시 명시한 정년보장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B씨는 삼성화재쪽에 GA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고 호소했다. B씨는 “삼성화재도 우리가 있었기에 성장한 것”이라며 “충분한 설명과 공청회를 했다고 하는데, 눈 밖에 날까 봐 말 한마디 못하고 눈물로 양자택일을 한 노동자의 목소리를 제발 귀 기울여 들어 달라”고 말했다.

노조는 삼성화재쪽에 △해고 뒤 위촉직 전환·강제 직무전환 중단 △121명 위촉직·직무전환 신청서 폐기 △임금제도 개선 및 정규직 수준의 복리후생 제공 등을 요구했다. 오상훈 위원장은 “삼성화재는 7년간 이들을 월 평균 150만원의 저임금으로 혹사시키다 용도폐기하려 한다”며 “노조의 요구를 묵살하면 대표이사 퇴진투쟁 등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투쟁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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