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일하는 장애인 노동자의 임금이 노조가 없는 사업장 장애인 노동자보다 높게 나타났다.

17일 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이 발주하고 김현식 경희대 교수(사회학)가 수행한 ‘장애인의 노동조합 참여와 임금’ 연구에 따르면 노조에 가입한 장애인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은 평균 1만870원이다. 노조가 있으나 가입하지 않은 장애인 노동자는 1만620원을, 노조가 없는 회사 장애인 노동자는 5천970원을 받았다. 장애인 노동자 시간당 임금 전체 평균은 6천370원이다. 이 조사는 2008~2015년 장애인고용패널조사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이 가운데 장애 유형과 나이·학력·성별·지역 등을 고려해 1천791명을 추려 조사했다.

조사 결과 장애인 노동자 가운데 89.1%는 이 기간 동안 노조가 없는 사업장을 다녔다. 노조가 있지만 가입하지 않은 비율은 4%, 노조에 가입한 비율은 6.9%로 나타났다. 전체 장애인 노동자의 노조 조직률은 6.9%에 불과하다.

노조에 가입한 장애인 노동자 비율은 전기·운수·통신 업종이 32.9%로 가장 높았다. 공공서비스(27.8%)와 제조업(21.4%)이 뒤를 이었다. 사업서비스(5.3%), 금융·보험·임대(3.3%), 농림·어업·광업·건설업(2.9%), 도소매(0.3%), 숙박·음식점업(0.2%), 기타서비스(5.8%) 순이다. 노조가 없는 사업장 장애인 노동자는 제조업(23.1%)과 공공서비스(17.9%) 등에서 비율이 높았다. 전기·운수·통신업 비율은 6.5%로, 노조 가입 노동자 비율과 비교해 눈에 띄게 적었다.

노조 가입률은 사업장 규모에 따른 차이로 볼 여지도 크다. 실제 사업장 규모가 노조 가입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에 가입한 장애인 노동자 가운데 86.3%가 1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일했다. 노조가 없는 사업장 장애인 노동자 가운데 1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율은 16.3%에 그쳤다. 10명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비율은 53%로 절반을 넘었다. 노조에 가입한 장애인 노동자 가운데 86.3%는 정규직으로 나타났다.

김현식 교수는 “임금이 높고 근무환경이 좋은 회사에 노조가 설립될 가능성이 높은 점을 감안한 것으로, 그와 같은 조건을 통제해도 노조가 있는 사업장이 그렇지 않은 사업장보다 여건이 낫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