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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는 ‘살쾡이 파업’이라는 말이 있다. 노조가 주도하지 않은, 누가 파업을 일으켰는지 모르는 파업을 뜻한다.

그런데 베트남 현지 외국인직접투자(FDI) 공장 중 살쾡이 파업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 한국인 소유 공장이다. 베트남 노동사회부의 2017년~2019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기업의 파업은 외국인직접투자 부문 전체 파업의 30~40%를 차지한다.

베트남 노동자들이 유독 한국 기업에서 많이 파업하는 이유는 한국 기업이 단기투자에 주력하면서 노동조건이 열악해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즈엉 수안 히우 베트남노총 국제국 선임부장은 12일 오후 아름다운청년 전태일50주기 범국민행사위원회가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연 ‘전태일 50주기 국제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인 소유 공장들이 살쾡이 파업으로 악명이 높은 이유’라는 제목으로 화상발표를 했다.

우선 한국 기업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은 2010년 이후 베트남 경제에서 최대 투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즈엉 부장은 투자금이 적은 중소기업이 노동집약적 사업에 진출한 이유도 있다고 주장했다. 베트남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한국의 베트남 FDI 비용은 전체 해외투자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투자 건수도 8천건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기업의 한 건당 평균금액은 전체 해외투자 건당 평균금액 1천300만달러보다 400만달러 낮은 900만달러다.

즈엉 부장은 “베트남에 들어오는 자본 대부분은 중소기업이고 이들은 임금을 몇 주~몇 달간 주지 않고, 근로조건을 노동자와 협의 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정하거나 의료보험료와 사회보험료를 임금에서 공제하고는 공단에 납부하지 않고 떼먹는 일이 발생한다”고 했다. 같은 동남아권인 인도네시아에서는 2018년 봉제업체 SKB를 세운 한인 사장이 임금을 체불하고 야반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그는 “많은 사용자가 단기투자 의향으로 베트남에 접근해 임금과 사회보험료를 떼먹고 달아나는 경우가 있다”며 “노조와 지방정부가 협력해 기업이 이윤을 지속해서 창출하도록 감시하고 검증하고 있다”며 노조의 역할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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