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플랫폼 배달노동자로 구성된 라이더유니온이 전국 단위 노조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전속성이 약한 배달노동자인 배민커넥트와 쿠팡이츠 노동자도 회사와 교섭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의미가 적지 않다.

11일 라이더유니온은 지난 10일 오후 고용노동부에서 노조설립신고증 교부를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지 세 달 만이다. 라이더유니온은 지난해 11월 서울시에서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아 활동해 왔지만 전국 단위 노조가 아니었다. 공식명칭도 서울 라이더유니온이었다.

라이더유니온에는 전속성이 강한 지역배달대행업체 노동자뿐 아니라, 배민커넥터·쿠팡이츠 노동자도 다수 가입돼 있다. 지역 배달대행업체 소속 배달노동자는 ‘생각대로’나 ‘부릉’ 같은 배달대행앱을 이용해 일하지만, 배달대행업체 사용자와 업무위탁계약을 맺고 일한다. 출퇴근 시간을 정하거나 강제배차를 하는 등 지휘·감독도 흔하다. 반면 배민커넥터와 쿠팡이츠는 배달대행 플랫폼에 로그인만 하면 일을 시작할 수 있는 구조다. 주업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부업 노동자가 더 많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민라이더스 사측(우아한형제들)은 지난 단체교섭 과정에서 배민커넥터 조합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이번 판단으로 배민커넥트·쿠팡이츠 같은 플랫폼 노동자도 노동 3권을 인정받을 길이 열렸다”고 평가했다. 배민라이더스는 전업 노동자다. 지난달 서비스일반노조 배민라이더스지회는 ㈜우아한청년들과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우아한청년들은 배달주문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자회사다. 노조는 배민라이더스와 배민커넥터 모두 단체협약을 적용받는다고 본다. 그런데 명절선물 같은 복지혜택은 “직전 1년 동안 일별 20건 이상 배송서비스를 수행한 날이 200일 이상인 자”와 같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해 주당 근무시간이 20시간으로 제한된 배민커넥터가 적용받기 쉽지 않다.

교섭은 사실상 사용자 손에 달려 있다. 대리운전노조는 428일 만에 지난 7월 노조설립신고증을 받았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도 대리운전기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상 노동자로 카카오모빌리티가 교섭요구 사실 공고문을 부착해야 한다고 지난달 판단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는 법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이런 사람들에게도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는 추세가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사측에서도 이런 흐름을 받아들이고 적극적으로 교섭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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