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선거관리위원회의 전국순회 합동유세 영상 캡처

민주노총 임원선거 후보들이 민주노총이 위기라는 점에 대체적으로 공감을 표하면서도 해결방안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충남 아산시 충남경제진흥원에서 세종·충남지역본부를 대상으로 10기 임원선거 첫 합동유세를 진행했다.

“1노총 역할 못하고 신뢰 잃어”
“정부 노동개악 추진할 때 안 보여”


온도의 차이는 있지만 후보들은 모두 민주노총을 위기로 진단했다.

기호 3번 양경수 위원장 후보는 “요즘 숨 막히는 답답함은 코로나19로 쓴 마스크 때문만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100만 조합원 1노총 시대를 맞이했는데 우리 몫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명환 전 집행부를 직·간접적으로 비판하는 후보도 있었다. 기호 4번 이호동 위원장 후보는 “김명환 (전) 집행부가 불명예 퇴진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놓인 민주노총의 모습을 “1노총의 우울한 자화상”이라고 규정했다. 김명환 전 집행부는 노사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 합의안 추인에 실패해 지난 7월 중도 사퇴했다.

기호 2번 이영주 위원장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이 후보는 “촛불혁명으로 만들어 냈던 문재인 정부의 노동개악 추진은 우리를 너무 분노하게 하지만 문 정부를 비난하는 것은 그만하자”며 민주노총의 자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도대체 그 시각 민주노총은 어디에 있었나, 우리는 뭘 하고 있었냐”며 “한가하게 술자리에서 정권을 욕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우리는 투쟁의 전선으로 달려 나가야 하지 않았을까”라고 반문했다.

기호 1번 김상구 위원장 후보는 “조합원에겐 자랑스런 민주노총, 국민에겐 지지받는 민주노총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이 안팎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와 동반출마한 박민숙 수석부위원장 후보는 “민주노총이 더이상 조합원에게 외면받아서는 안 된다”며 “민주노총이 투쟁하면 100만 조합원을 넘어서 2천만 노동자, 5천만 노동자들에게 지지받고 박수받는 투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교섭·투쟁 병행” vs “현 정부와 전면 투쟁”

코로나19 위기와 조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제안한 방식엔 차이가 있었다. 김상구 후보조는 “투쟁이든 교섭이든 제대로 하는 전략적 지도부가 되겠다”며 “사회적 대화를 할 것이냐, 말 것이냐의 프레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상구 후보는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지 않고 해고되지 않도록 의료·사회안전망을 만들고 싶다”며 “노동자의 삶을 변화시키는 민주노총을 만들기 위해 투쟁이 필요하면 투쟁을 마다하지 않고, 교섭이 필요하면 교섭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호동 후보는 “투쟁과 함께 노정교섭·산별교섭을 비롯한 교섭 구조를 확보하겠다”며 “정부와 자본에 끌려가는 대화가 아니라 노조로서 협상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이영주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맞장’ 뜨게 해 달라”며 투쟁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바로 내년, 박근혜 정권에 이어 문 정권에 전면적 투쟁을 선언해야 한다”며 “총파업과 민중총궐기로 우리의 분노가 무엇인지, 새로운 세상이 무엇인지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경수 후보도 “이 격변의 시대를 투쟁으로 정면돌파하자”며 “무엇보다 우선해서 가장 고통받는 노동자들을 조직해서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양 후보는 “민주노총 방송국을 통해 위원장이 직접 투쟁을 해설하고 현장 특파원을 통해 현장의 소식을 알려 내겠다”는 공약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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