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지난 1월부터 꾸준히 감소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계에서는 원청인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을 기정사실화한 채 하청업체 인력을 줄이며 독자생존을 포기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2일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사내하청업체 ㈜명천이 노동자 20명에게 이달 30일자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회사는 지난달 노사협의회를 통해 정리해고 선정기준과 규모를 발표했고, 30여명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희망퇴직 등으로 10여명이 회사를 나가면서 정리해고 대상은 20명으로 줄었다.

명천 노동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는 지난 1월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다. 거제시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는 1만2천404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천321명이 줄어들었다. 7월(-4천38명) 8월(-4천37명)을 포함해 올해 전년동월 대비 감소세가 지속했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여파로 수주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9월 글로벌 누계 선박 발주량은 975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지난해의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박종식 창원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내년 상반기 일감이 없는 상황”이라며 “회사마다 주력선종이 달라 피해 규모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과의 합병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독자생존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주감소는 조선업계 공통된 문제인데 대우조선해양에서 하청노동자가 크게 감소하고 있어서다. 거제시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경우, 하청노동자가 지난해 9월 1만6천280명에서 올 9월 1만7천546명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지회 관계자는 “전임 대우조선 대표이사가 3만명(하청 2만명) 고용을 유지하며 10조원 매출규모로 독자생존할 수 있다고 했는데 하청노동자가 1만명대 이하로 떨어질 수도 있다”며 “현대중공업과 합병을 앞두고 대우조선이 독자생존을 포기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3일부터 해고 중단을 요구하며 대우조선해양 안에서 농성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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