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타다가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했다. 앞선 타다 베이직과 달리 이미 형성된 시장에 진출해 위법성 논란은 없다. 그러나 불공정한 수수료 요구와 보험료 관행을 되풀이할 우려가 크다. 플랫폼 노동 문제에도 별다른 개선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수수료율 15%·인센티브제 도입
타다 “보험료도 업계 최저 수준”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는 VCNC는 지난달 28일 대리운전 서비스인 타다 대리를 론칭했다. 9월부터 대리운전 노동자 사전모집에 나서 1천명을 모았다. 업계 관행보다 낮은 수수료율 15%를 적용한다. 5점 만점 별점제를 도입해 운행 중 5점 만점을 누적 5번 받으면 등급이 오른다. 5점 만점을 받은 운행건에 대해 수수료율 5% 추가 인하 혜택을 받는 인센티브 구조를 갖췄다. 서비스 이용자는 △운행 전 금연 △과속 없는 안전운행 △내비게이션 경로대로 운행 △조용한 이동 △반말 등 과격 언행 금지 요청 등을 할 수 있다. 이용요금은 이용자 수요와 드라이버 공급량을 고려해 책정한다. 탑승 이후 추가요금 요구도 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서비스 지역은 서울과 경기·인천 등지다.

외형적으로 비교하면 타다 대리가 기존 대리운전 업계의 관행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업계의 평균 수수료율은 20% 이상이다. 업체 73.7%가 수수료율을 20%로 책정했다. 수수료율을 25%·30%로 책정한 업체는 각각 11.6%다. 수수료율이 20%보다 낮은 업체는 3.2%로 나타났다.

보험료도 낮다. 타다 대리는 캐롯손해보험의 대리운전 보험을 대리운전 노동자들에게 적용한다. 대리운행 1건당 보험료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40대 대리운전 노동자 기준 보험료는 900원이다. 타다 관계자는 “업계 최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관제 프로그램 사용료도 없다.

노동계 “점유율 높인 뒤 이윤추구 몰두할 것” 

그러나 노동계는 타다 대리가 낮은 수수료율 정책을 얼마나 유지할지 알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합리적인 수수료율 정책 등을 앞세워 대리운전 시장에 진입한 카카오 모빌리티 역시 수수료율 20%를 고수하면서 관제 프로그램 사용료와 보험료까지 징수했기 때문이다. 강금선 한국노총 조직확대실장은 “카카오 모빌리티가 당초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내걸고 낮은 수수료율로 시장에 진입한 뒤 수수료율을 20%로 고수하면서 이윤만 추구하고 있다”며 “타다 대리 역시 유사한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한 뒤 실제 대리운전 노동자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이윤만 추구하는 행태를 반복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상국 전국대리운전협동조합 총괄본부장은 “대리운전 시장은 40여년 넘게 대리운전 노동자들이 노동을 하며 일궈 온 시장인데, IT 유니콘기업이 플랫폼을 무기로 시장에 진입한다면 현재 업계에서 발생한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대리운전 노동자가 처한 열악한 처우와 노동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 본부장은 “타다쪽이 대리운전 노동자 평점을 서비스 배정 알고리즘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불이익을 줄 우려도 있다”며 “타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은 중개·알선 기능을 하는 업체가 시장의 과실을 독식하는 플랫폼 노동의 근본적인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업계 노조 문제, 정부 지침 따를 것”
한국노총, 정부에 사회적 대화 요구


실제 타다쪽은 대리운전 업계의 화두인 노조할 권리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최근 카카오 모빌리티에서 발생한 노조결성과 교섭상황을 알고 있지만 타사 상황이라며 언급을 피했다. 다만 정부의 관련 지침이나 정책이 나오면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평점에 대해서는 “관제 프로그램의 배정 알고리즘에 평점 결과를 반영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는 타다의 대리운전 시장 진출을 계기로 사회적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강금선 실장은 “대리운전 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고 법제도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를 정부와 업계에 요구했다”며 “수십년간 대리운전 시장을 일궈 온 노동자를 보호하고, 수수료율과 보험 강요 관행 등을 검토해 개선할 수 있도록 경제사회노동위원회나 별도의 기구를 통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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