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코스콤지부(위원장 박효일)가 정지석 코스콤 사장의 완전 퇴진을 촉구했다. 정 사장 임기는 23일까지로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지부는 정 사장이 2017년 취임 초기부터 인맥 인사를 강행하고, 지난 8월 적자기업을 졸속으로 인수하는 등 금융 공공성을 훼손했다며 최근 시작한 코스콤 사장 공모 절차에서 빠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1일 지부에 따르면 2017년 11월 취임한 정 사장은 인사규정을 어긴 E 본부장을 전무이사로 승진시켰다. E 본부장은 정 사장의 대학 선배다. E 본부장은 2018년 당시 고교 동기인 인사 관련 부장의 과거 근무평정을 무단으로 수정했다. 규정에 따르면 근무평정 수정은 인사위원회 결정을 거쳐야 하지만, 본부장 전결 수기결재로 강행했다. 이후 내부 정기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나 관련자는 대부분 보직해임됐지만, E 본부장은 도리어 며칠 뒤 전무이사로 승진했다.

정 사장은 또 지난 8월 돌연 사무수탁사 HSBC펀드서비스코리아를 인수한다고 나서 논란을 낳았다. HSBC펀드서비스코리아는 자산운용사가 펀드 투자를 결정하기에 앞서 실시하는 평가를 대신 수행하는 사업체다. 그러나 시장 영향력이 낮고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상태도 좋지 않았다. 지부는 반대했지만 정 사장은 인수를 강행했고, 졸속인수 논란이 불거졌다. 코스콤쪽은 기존 펀드 평가를 비롯해 IT전산서비스 납품 등 새로운 사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부는 그러나 정 사장 임기가 8월 기준 3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던 점 등을 거론하며 인수 배경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스콤이 지난달 30일 새 사장 공모 절차를 시작하자 지부는 셀프연임 시도라며 사장 지원을 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박효일 지부장은 “사장을 추천하는 사장추천위원회 5명 가운데 핵심 구성원이 정 사장의 대학 선배인 E 전무이사”라며 “다른 사장추천위원도 이사 본인이나 사장과 관련 있는 이들이라 이런 식이면 몇 번이라도 임기를 마친 사장이 다시 사장에 공모해 선임되는 황당한 사태가 벌어진다”고 비판했다.

코스콤은 증권관계기관과 증권회사의 전산업무를 개발하고 국내외 증권정보를 수집해 가공·판매하는 기관이다. 공인인증서를 발급하는 5개 기관 중 하나다. 한국거래소가 지분 76.6%를 소유한 최대주주이고, 증권유관기관인 한국예탁결제원과 14개 증권회사 등이 나머지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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