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 예산안 시정연설을 했다.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국회에 협치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야유로 맞대응했다. 예산안 심사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일자리 최우선, 한국판 뉴딜 본격 추진”
공정경제 3법과 공수처 출범 협치 요청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로 기업은 더욱 어려워졌고 고용불안이 심화하고 있다”면서도 “대한민국은 ‘위기에 강한 나라’임을 세계에 증명해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방역당국과 의료인, 그리고 국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감사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방역에서 확실한 안정과 함께 경제에서 확실한 반등을 이뤄야 할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선진적이며 체계적인 방역체계를 빈틈없이 유지하고, 1.9% 경제성장률을 달성한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경제 반등 추세를 이어 가겠다고 했다.

그는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을 (정책 목표) 최우선으로 두겠다”며 “추격형 경제에서 선도형 경제로 대전환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을 본격 추진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제시했다.

일자리 유지와 창출에 우선을 두고, 투자와 소비활력을 높이며, 수출회복에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한국판 뉴딜에서 디지털 뉴딜에 7조9천억원, 그린 뉴딜에 8조원을 투자한다. 특히 그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전 국민 고용안전망 기반 구축을 역점 사업으로 삼아 20조원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의 협치를 통해 주요 민생·경제입법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공경경제 3법과 고용보험법 등 산적한 민생법안을 조속히 매듭짓고 내년 예산안을 법정 기한 내 처리해 민생국회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성역 없는 수사와 권력기관 개혁이란 국민의 여망이 담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지연도 이제 끝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연설하는 내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류호정 의원 “김용균 노동자를 기억하십니까”
환경단체 “2050년 탄소중립 선언 환영”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유를 보냈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본회의장 입장과정에서 청와대 경호처 직원에게 몸수색을 당한 것을 두고 반발했다. 시정연설 중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게 나라냐’ 같은 손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시정연설에 앞서 대통령과 국회의장, 당대표들이 참석하는 사전 간담회에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불참했다.

국민의힘은 논평에서 “야당을 외면하고 함부로 의사당 내에서 야당 원내대표 신체를 강압적으로 수색하는 청와대에서 국민 위에 군림하는 문재인 정부의 단면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로지 국민의 입장에서 예산안에 대해 철저하고 면밀히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촉구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게 “김용균 노동자를 기억하십니까”라며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잊지 말아 주십시오”라고 외쳐 눈길을 모았다. 정의당은 시정연설에 대한 논평에서 “사회안전망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결여돼 있다”며 “더 과감한 재정이 요구된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탄소중립’ 선언에 대해 환경단체들의 환영 논평도 이어졌다. 환경운동연합은 “2050 탄소중립 목표가 타협할 수 없는 우릴 시대의 과제”라며 “과감한 정책과 예산 수립을 통해 정부가 더욱 선명한 의지를 확인하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당은) 대통령의 시정연설에서 보여준 의지들을 여야의 협치를 통한 차질 없는 예산확보로 적극 뒷받침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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