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서비스노련이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연맹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대책마련을 위한 긴급 전국대표자회의’를 열고 관광산업 고용유지를 위한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정소희 기자>

노사정이 지난 8월 코로나19 위기에 관광산업 종사자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지만, 주요 여행·호텔 사업장에서 정리해고·희망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광·서비스노련(위원장 강석윤)은 27일 오후 서울 성동구 연맹 사무실에서 ‘코로나19 대책마련을 위한 긴급 전국대표자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과 경사노위 관광산업위원회 위원장인 노광표 한국고용노동교육원 원장이 참석했다.

연맹은 “최근 들어 호텔업 사용자들은 노사정이 지난 8월 합의한 내용을 준수하기는커녕 경영 악화를 주장하며 사업장을 매각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영악화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사노위 관광산업위는 ‘관광산업 생태계 유지와 고용안정을 위한 긴급 노사정 합의문’을 발표했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사업장은 2개월 동안 감원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관광산업 고용구조에 대한 공동 실태조사, 무급휴직자에 대한 훈련장려금 지급 등이 핵심 내용이다.

한진관광·롯데JTB 50% 정리해고 예고

이날 연맹은 8월 이후 사업장별로 일어나고 있는 희망퇴직과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호텔·여행·면세·유원업·카지노 5개 업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한진관광·롯데JTB는 11월 총 인원 50% 수준의 정리해고를 예고하고 있다. 230명의 노동자가 근무하는 스위스그랜드호텔의 경우 희망퇴직·구조조정과 영업장 임대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관광산업위원회 근로자위원인 김종탁 모두투어노조 위원장은 “모두투어는 전체 직원수가 1천100명인데 현재 근무자가 100명 수준으로 1천명이 무급휴직 중”이라며 “회사도 4대 보험 부담금과 퇴직금 때문에 적자가 나 퇴직금 중간정산이 가능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교석 프레지던트호텔노조 위원장은 “초창기 작은 규모의 호텔이 폐업을 했다면, 현재는 30~40년 된 5성급 호텔들이 폐업·매각을 하고 있다”며 “11월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끝나 모두 불안한데 기업에 고용유지를 전제로 대출해 주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성규 그랜드하얏트인천호텔 위원장은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준이 ‘전년대비 사업장 매출 15% 감소’인데 내년 2월 이후에는 이 기준을 다시 설정해야 한다”며 “이미 지난해 2월부터 매출이 감소해 내년에는 이 기준이 적용되는 사업장이 없다”고 지적했다.

경사노위 “지원제도 개편 노력”

경사노위 관계자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부지원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성현 위원장은 “청와대에 (산업실태에 관한) 내용을 보고하고 실무적으로 당장 가능한 것이 있다면 관계 부서에 조치하도록 하겠다”며 “노조 역시 여행산업 활성화를 위한 아이디어를 만들고 정부에 제안해야 한다”고 답했다.

노광표 관광산업위 위원장은 “희망퇴직 이후 대상자가 다른 직장을 구하거나 이전 직장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노사가 교육훈련·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짜는 방안도 강구해 보자”고 말했다.

강석윤 연맹 위원장은 “연맹 산하 대다수 조직들이 임금동결·반납·복지축소로 (사측과) 고통분담하며 버텨 왔지만 사측은 구조조정·폐업·매각으로 대응하고 있다”며 “사측이 이렇게 대응한다면 연맹도 극단적 선택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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