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는 소식에 정치권과 노동계·재계가 애도를 표했다. 생전 이 회장에 대한 평가는 노사 간, 여야 간 엇갈렸다.

한국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세계적인 기업 삼성이 빛을 내는 데 있어서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 노동자 탄압은 짙은 그늘이며 명백한 과오”라며 “앞으로 삼성이 노조·노동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노조파괴와 개입을 중단하고 삼성그룹에 제대로 된 노사관계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라”며 “이건희 회장의 죽음을 계기로 환골탈태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역시 “노동자들의 건강과 생명은 언제나 삼성의 이윤 뒤로 밀려났다”며 “삼성의 어두운 역사는 이건희의 죽음과 함께 끝나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반해 한국경총은 “삼성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선도하는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정치권도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삼성의 글로벌 도약을 이끌고 한국경제 성장의 주춧돌을 놓은 주역이었다”고 평가하면서도 “경영권 세습을 위한 일감 몰아주기와 부당한 내부거래,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 등 부정적 유산들은 이제 우리 사회가 청산해야 할 시대적 과제”라고 지적했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정경유착과 무노조 경영이라는 초법적 경영으로 대한민국 사회에 어두운 역사를 남겼다”며 “이제 그 어두운 역사의 그림자를 지우고 재벌개혁을 자임하는 국민 속 삼성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반면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고인이 생전에 보여준 세계 초일류 기업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 ‘마누라, 자식 빼놓고 모두 바꿔라’라는 혁신의 마인드는 분야를 막론하고 귀감이 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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