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경남지부

모회사 일본 산켄전기의 사업철수 결정에 반대하며 지난 7월 천막농성을 시작한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20일로 농성 100일을 맞는다. 2016년 사업철수 논란이 있을 때 60여명이 해고됐던 한국산연에서 노동자들은 246일간 투쟁 끝에 원직에 복직한 경험이 있다.

19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지회장 오해진)는 지난 7월13일 한국산연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일본 산켄전기가 같은달 9일 홈페이지로 한국산연 해산 결정을 알렸기 때문이다. 경남 창원 마산수출자유무역지역 내 위치한 한국산연은 일본 산켄전기가 100% 출자한 회사로 LED 조명 생산업체다. 일본 산켄전기가 밝힌 폐업 이유는 사업성과 부진 등 적자 때문이다. 산켄전기는 7월15일 2021년 1월20일로 폐업 및 근로관계 종료를 공지했다. 단체협약상 폐업시 6개월 전에 노조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위법 논란을 피해 가려는 조처로 해석된다.

지회는 해산·청산 결정이 불법이라며 철회를 요구했다. 단협상 폐업시 구체적 사항을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데다 해산 결정을 통보하기 불과 이틀 전인 7월7일 한국산연 노사가 고용안정위원회에서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협의회 구성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100일간 투쟁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2016년과 달리 일본 본사를 상대로 한 원정투쟁을 할 수 없었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서다. 오해진 지회장은 “한국산연 사측과 고용안정위를 통해 대화를 이어 오고는 있지만 모회사가 결정한 사항이라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한국산연은 적자경영을 이유로 생산부문 폐지와 60여명을 해고했다. 지회는 이에 맞서 부당해고 구제신청, 일본 원정투쟁 등에 나선 끝에 희망퇴직자 등을 제외한 16명이 복직했다.

지회는 청산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문제제기할 방침이다. 김정광 한국산연 청산철회 노동자생존권보장 경남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한국산연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다른 업체에서 모듈을 바꿔서 납품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청산절차에 법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회는 20일 부산 일본영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영사관에 관련 내용을 담은 요구서를 전달한다. 한국산연은 2016년에도 물량을 빼돌려 생산한 정황이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국제연대투쟁도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달 3일 일본 노동·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결성된 한국산연노조를 지원하는 사이타마 시민모임은 일본 본사 등 거점에서 항의 선전전을 하고 있다. 지회는 시민모임과 연대해 한국산연 노동자들이 처한 상황을 본사와 일본 시민들에게 전달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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