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업체 ㈜명천이 10명 중 1명 이상을 정리해고하겠다고 밝혀 노동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하청이 직접고용한 ‘본공’ 대신 다단계 하도급 말단에 위치한 물량팀으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며 숙련공 부족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7일 오전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천에서 30여명이 정리해고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대우조선해양이 상반기 6개월 동안 3천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하청노동자는 (명천 노동자를 비롯해) 수천명씩 해고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거제시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는 지난 1월 1만6천598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8월 1만2천531명으로 4천67명 줄어들었다.

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노사협의회를 통해 정리해고 선정기준과 규모를 밝혔다. 130명 가운데 30여명이 대상자다. 현재 정리해고 통보만 남겨둔 상황이다. 명천 노동자들은 지난달 23일부터 출근·점심시간에 사내 집회를 열고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회는 ‘본공’을 물량팀 소속 노동자로 대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회 관계자는 “본공 대신 물량팀이나 단기 아르바이트를 고용해 일을 맡기고 있다”며 “일감이 없어서 업체 폐업이나 정리해고를 단행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는 수주가 회복됐을 때 숙련공 인력 부족으로 이어져 조선산업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일감이 들어왔을 때 일할 사람이 없어져 기술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거제지역 조선업계는 2018년 기점으로 수주가 늘면서 이미 인력난 역풍을 맞은 바 있다.

지회는 이날 기자회견 이후 변광용 거제시장을 만나 명천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변 시장은 이 자리에서 원·하청업체와 만나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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