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부발전이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사고로 숨진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추모 조형물을 세우기로 유족과 합의하고도 600일이 넘도록 이행하지 않고 있다.

김용균재단(대표 김미숙)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서부발전이 추모조형물을 태안 화력발전소 앞에 세우는 것을 거부하는 것은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밖에 판단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와 산재피해가족네트워크 다시는 등이 함께했다.

2018년 12월11일 고 김용균씨는 홀로 컨베이어벨트 아래 떨어진 낙탄을 줍다 업무상재해로 숨졌다. 이후 유족과 노동·시민·사회단체는 원청에 사건 진상규명과 사과를 요구했다. 김씨가 숨진 지 57일 만에 원청과 진상규명에 합의했다. 이 합의에는 추모 조형물을 설립하는 내용도 담겼다.

김미숙 대표는 “추모조형물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서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세우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김용균씨 사망 이후에도 태안 화력발전소에서는 지난달 화물노동자가 사망했다.

서부발전측은 “당초 약속했던 추모조형물의 형태나 장소에 이견이 있다”며 “회사 (정규직)노조도 유족의 요구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서 노조를 설득하고, 유족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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