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노조의 파업사태가 해결되기까지에는 이기호 경제수석과 이용득 금융산업노조위원장간의 막후 협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수석은 노동부 장관 재임시절 한국노총에서 금융부문을 맡고 있던 이 위원장과 안면이 있는 사이로 협상의 고비마다 접촉, 협상안을 이끌어 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 수석은 노정간 대결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던 지난 8일 아침 두 사람사이를 아는 박윤배 중앙노동위 조정담당 공익위원의 중재로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만나 2시간 이상 얘기를 나누며 서로의 입장에 의견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이 수석은 김대중 대통령의 개혁의지와 금융계의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는 한편 김 대통령의 노동자에 대한 애정을 함께 전하며 이 위원장을 설득했다고 한다.

이 위원장도 `사나이 대 사나이'간 얘기를 하겠다는 자세로 파업과 노조원들의 솔직한 심경에 대해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화내용은 주무장관 등에 전해졌고 그러나 11일 새벽 4시 노정간 협상은 깨지고 파업이 공식 선언됐다.

이 수석은 이에 오전 9시50분경 수석회의 후 이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30분이상 통화하며 협상안에 대해 숙의했고 그 이후에도 수차례나 전화하며 이용근 금감위원장과 이용득 위원장간의 협상을 측면에서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이날 오후 늦게 노정간 타협안은 마련됐고 은행권의 파업은 하루만에 종지부를 찍었다. 정부측 입장을 설명하며 이 위원장을 설득했고 그 이후 이 위원장의 자세가 많이 누그러진 것으로 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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