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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금고에도 관심이 필요해요
▲ 김형탁 노회찬재단 사무총장

지난해부터 <매일노동뉴스> 칼럼을 통해 노동공제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했다. 최근 나타나는 노동공제에 대한 관심이 꼭 그 영향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튼 현재는 불안정 노동자의 조직화와 생활상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에 노동공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하고 있다.

노동공제에 노동단체 활동가뿐만 아니라, 노동 관련 연구자와 정부 기관에서도 관심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노동공제의 주체는 노동자라는 점이다. 그 목표 역시 노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노동공제를 단순히 정책자금 지원 통로로 이해하면 곤란하다. 물론 여러 기관의 관심과 지원이 불필요하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그러한 관심과 지원이 너무나 고맙다. 노동공제에 대해 제대로 된 인식조차 없는 현실에서는 정말 중요한 마중물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주체와 목표가 분명하지 않으면 노동공제운동에 대한 이해가 왜곡되거나 오래가지 못하리라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노동공제에 대한 이해와 실천을 확산하기 위한 사업에 함께 하면서 안타깝게 느끼는 점이 한 가지 있다. 지역에서 협동조합 관련 사업을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로 느꼈던 바다. 우리나라에는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기관이 없다는 점이다. 협동조합이 발달한 외국의 지역 사례를 학습할 때 중요하게 등장하는 대목이 있다.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는 독자적인 금융기관이 있다는 점이다. 협동조합이 성장하는 데에는 협동조합 은행, 또는 노동금고의 역할이 상당히 큰 역할을 했다. 기존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융적 지원을 받을 수 없었던 조직들이 협동조합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이 만들어지면서 초기 자금상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장했다는 것은 협동조합 성공 이야기의 단골 메뉴다.

우리나라 협동조합 기본법으로는 협동조합이 금융과 보험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공제 역시 보험 영역에 속하기 때문에 협동조합 기본법에 근거해서는 사업을 할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공제사업은 민법과 특별법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제조합은 분명 협동조합인데도 자기 마당에서 생활하지 못하고, 남의 밭에 덧대어 경작하고 있는 꼴이다. 그런데도 협동조합 기본법이 언제 바뀔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노동공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노동공제특별법이 꼭 필요하다. 특별법이 필요한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노조가 조합원 복지사업으로 공제사업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90%에 가까운 노동자들이 조합원이 아닌 사정을 고려한다면 그것만으로는 공제를 통한 노동복지를 실현하기는 어렵다.

노동공제특별법만으로도 부족하다. 노동공제와 사회적 경제를 지원하기 위한 금융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여러 형태의 사회적 금융기관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여수신 업무를 할 수 있는 단체는 없다. 은행으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 대부분 소액 대출 사업에 머무르거나, 조금 더 나아간다면 사회적 경제 조직에 대한 지원 대출을 하는 수준이다. 사회적 경제에 대한 지원이라면 그 정도 역할에도 만족할 수 있다. 그러나 공제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기능만으로는 어렵다.

노동공제가 제 기능을 하도록 지원하는 금융의 역할에는 기본적인 입출금 기능과 적립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능력이 포함된다. 더욱 중요한 것은 다른 금융기관과 다른 기준을 가진 사회적 융자 기능이다. 또한 노동금고는 작은 규모의 노동공제가 가지는 위험을 분산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능이 부여되지 않으면 노동공제는 상조회 수준을 벗어나기 힘들다. 설령 특별법이 만들어지더라도 퇴직급여를 쌓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하기가 어렵다. 보험으로서의 역할은 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노동공제가 발전한 일본의 경우 그 성공 배경에는 노동공제에 앞서 노동금고가 먼저 설립된 점도 꼽힌다. 일본의 노동금고법은 노동금고의 목적으로 노조와 생협, 그리고 노동자 단체가 실시하는 복리공제 활동을 위한 금융이라고 분명히 하고 있다. 그동안 노동공제를 알리는 칼럼을 종종 써 왔지만, 앞으로는 노동금고에 대한 생각과 주장도 자주 담을 계획이다. 노동공제와 노동금고는 노동자를 위한 금융과 보험이며, 따로 떼어서 주장할 내용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공제를 지원하려는 의지를 가진 단체와 기관에도 제안을 드린다. 긴급한 자금 지원도 중요하지만, 길게 보고 사회적 금융의 틀을 만드는 작업을 지금부터 해 나가자.



노회찬재단 사무총장 (htkim82@gmail.com)

김형탁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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