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호 전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직실장

전남 강진군수를 3연임하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출마해 재선 국회의원까지 했다가, 올해 4·15 총선에서는 민생당 후보로 나와 유권자에게 돈 뿌리다 걸린 뒤 잠적했던 황주홍 전 국회의원이 지난 7일 검찰에 붙잡혔다.(조선일보 9월10일 12면)

낙선 석 달 만에 피감업체 LG유플러스 자문위원으로 가려던 추혜선 전 정의당 국회의원은 당 안팎의 거센 비난에 결국 꿈을 접었다. 정의당이 재산을 축소 신고한 김홍걸 의원에게 호부견자(아버지는 범인데 자식은 개)라고 비판하고, 대량 해고를 낳은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의원에게 ‘인간성 상실’이라는 거친 비판을 내놔도 언론은 ‘범여권, 이상직 김홍걸 비판’이라고만 보도한다. 정의당이 제아무리 “우리를 ‘범여권’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해도 소용없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30대 서울 강남구 구의원은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시민을 성추행해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의 전주(箋注)에게 돈 받은 혐의로 구속된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이상호는 총선 출마에 필요하다며 먼저 돈을 요구했다. 이것도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적폐검사의 무리한 수사인가.

지난 9일 새벽 심야에 배달 갔다가 만취 외제차에 치여 숨진 50대 가장의 대학생 딸이 가해자 엄벌을 요구하며 올린 국민청원은 이틀 만에 43만 명이 넘었다. 숨진 가장의 딸은 가해자들이 사고를 내고도 119보다 변호사부터 찾았다고 분노했다.

선별지원을 핀셋지원으로 바꿔 말하면서도 느닷없이 통신비 2만원을 보편지급하겠다는 여당 대표는 해리 포터를 쓴 작가 조앤 롤링까지 소환했다. 1주 12만원 나오는 생활보조금으로 버텼지만 롤링에겐 공공임대 아파트가 허락됐다. 20개월 전 야간에 혼자 작업하다 숨진 20대 청년 김용균씨 사건을 겪은 공기업 서부발전 태안화력에선 지난 10일 또다시 사망사고가 일어났다. 이번에도 서부발전은 사고의 원인이 사망자 본인에게 있다고 첫 보고했다.

중앙보훈병원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같은 병동 간호사 15명을 7평 당직실에 단체로 격리해 많은 국민의 비난을 받았다. 중앙보훈병원도 국가가 운영하는 공기업이다. 공기업 에너지공단이 에너지절약을 명분으로 내세운 ‘에스코사업’으로 16억원을 투입해 경기 여주에 설치했다가 고철로 버려지게 된 보일러는 중국산이었다. 공기업을 믿고 에너지절약사업에 참여했던 달걀판을 만드는 중소기업 우림산업은 엉터리 보일러의 잦은 고장에 도산 위기에 처했다.(한국일보 9월1일 12면과 2일 14면)

박지원 전 의원으로 원장이 바뀐 국정원은 여전히 인혁당 재건위 사건 피해자에게 줬다 뺏은 손해배상금을 놓고 빚고문을 계속하고 있다. 국정원은 법원이 제시한 조정안마저 ‘배임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국군정보사령부 중령과 상사는 자신들이 보호해야 할 탈북여성을 상습 성폭행해 군사법원에 기소됐다. 이들은 피해 여성에게 북한에 있는 동생을 통해 북한 정보를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코로나19로 온 나라가 1년 내내 난리인데도 정부는 내년 예산에 공공병원 신축 예산을 아예 편성도 안 했다.(한겨레 9월2일 4면) 그러면서도 ‘해마다 초수퍼 예산, 남은 건 나랏빚 폭탄’(중앙일보 9월2일 1면 머리기사)이라며 보수언론에 뭇매를 맞는다. 제대로 된 민생예산 한번 왕창 늘리고서 이런 욕을 들으면 속이라도 시원하려만.

전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직실장 (leejh6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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