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로 남성보다 여성이,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더 심각한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는 사실이 상담사례로도 확인됐다.

24일 서울노동권익센터(소장 이남신)는 16개 권역별·자치구노동자종합지원센터와 함께 진행한 노동상담 사례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들어온 상담 1만5천237건의 내용을 분석했다. 센터는 코로나19와 연관된 사례 1천328건은 따로 떼어내 추가로 분석했다.

전체 상담사례를 성별로 살펴봤더니 남성과 여성 비율은 각각 52%, 48%였다. 그런데 코로나19 상담은 남성(45%)보다 여성(55%)이 더 많았다. 임금체불·징계해고·실업급여 같은 상담유형별 분석에서 코로나19가 미치는 영향은 뚜렷이 드러났다. 전체 사례에서는 ‘임금체불-징계해고-노동시간(휴일·휴가 포함)-실업급여’ 순으로 상담이 많았다. 반면 코로나19 관련 상담에서는 ‘노동시간-징계해고-임금체불-실업급여’ 순이었다. 연차휴가 강제사용, 사용자 일방에 의한 노동시간단축, 무급휴직 강요 같은 문제가 코로나19 사태에서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겪는 코로나19 고통의 유형도 달랐다. 정규직은 전체 상담사례 대비 노동시간 문제 상담 비율이 높았다. 비정규직은 노동시간뿐 아니라 징계해고·실업급여 상담이 전체 평균보다 높았다. 센터는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 여성이 해고와 관련한 어려움을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보인다”며 “징계해고와 실업급여 상담이 크게 증가한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보다 해고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됐음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남신 소장은 “코로나19 경제위기에서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여성·비정규 노동자를 위한 적극적이고 현실적인 보호조치가 필요하다”며 “해고보다 못한 고용유지가 되지 않도록 무급휴직을 해도 생활이 가능한 수준의 지원이 가능하도록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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