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비스연맹
“박스에 손잡이 뚫는데, 그게 다 비용이고 공정이 이렇다, 저렇다 이야기해요. 1년 넘는 기간 동안 개선이 되지 않는 거죠. 그러는 동안 노동자가 계속 허리 다치거나 찰과상을 입는 상황이 일어나고요. 너무 아쉽죠.”

홈플러스에서 일하는 마트노동자 김경진(54·가명)씨는 지난 6월 고객이 찾는 상품을 창고에서 꺼내다 허리를 삐끗했다. 병원에서는 허리디스크 직전 상황이라며 치료를 권했고, 김씨는 병가를 내야 했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 기간 중 상자 손잡이가 없어 근골격계질환에 시달리는 마트노동자의 사연이 알려졌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상자 손잡이를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21대 국회 국감이 코앞으로 다가온 현재 마트노동자들은 “달라진 것이 없다”며 빠른 개선을 촉구했다. 23일 오전 마트노조는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올해 추석에도 현장의 변화는 없다”며 “내년 설에는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국감 이후 변화가 없던 것은 아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마트노동자 근골격계질환 예방 가이드 마련에 관한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용역 종료기간은 10월 말로 이후 노동계와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현장 노동자들에게는 1년이 너무 길다. 10년 넘게 이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이지선(54·가명)씨는 “변화를 아예 못 느낀다”며 “여전히 손목보호대가 필수”라고 말했다. 노조는 “(이후 만들어질) 가이드라인이 면죄부가 돼서는 안 된다”며 빠른 대책을 요구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조금 지연된 것은 사실이지만 제조사·유통사·노조·정부가 6차까지 회의를 하고 있는 상태”라며 “가능한 제품부터 하고 있는데 홈플러스 PB상품의 경우 2월에는 박스 손잡이가 있는 경우가 7개였는데 현재는 24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뒤에도) 정기적으로 유통·제조업체와 회의를 통해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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