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현장으로 돌아가게 된 전교조 해직교사들이 22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와 향후 계획을 밝혔다. 손호만 전교조 해고자원직복직투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공무원노조 해직자가 함께했다. <정기훈 기자>
“저희 33명은 학교에 돌아가지만 한 분은 이미 정년이 돼 그토록 그리던 학교현장으로 돌아가지 못합니다. 투쟁에 앞서주신 것에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며, 33명이 준비한 게 있어요.”

변성호 전 전교조 위원장이 고용노동부의 노조 아님 통보로 해직된 채 정년을 맞아야 했던 해직교사 김재석 조합원에게 꽃다발을 건넸다. 김 조합원은 변 전 위원장과 포옹한 뒤 마이크를 넘겨 받았다. 그는 “학교현장으로 돌아가 교육개혁을 마무리했으면 좋겠지만, 정년은 막을 수 없는 것”이라며 “수년간 고생하며 투쟁한 조합원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을, 복직하신 분들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고 소회를 전했다. 학교로 이미 돌아갔거나, 돌아가게 될 33명의 교사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전교조가 22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3일 대법원은 2013년 “노동부가 전교조에 한 노조 아님 통보는 위법”이라고 판결한 뒤 해직교사 원직복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이날 청와대 앞에 모인 교사들은 “차별과 경쟁 없는 평등교육, 교육혁명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법외노조로 시작된 문제가 완전히 매듭지어진 것은 아니다. 이들은 국가폭력에 대한 정부 사과와 책임자 처벌,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손호만 전교조 해고자원직복직투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법외노조 통보 3년 전인 2010년 국정원이 어떻게 법외노조를 추진했는지 최근 발견된 문건에 모두 나와 있다”며 “문 대통령은 전교조뿐 아니라 국가폭력에 의해 파괴된 반헌법적인 내용을 샅샅이 재조사하고,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연 노조 경기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빠른 복직 조치에 앞서 더 빠르게 해야 할 일은 사과”라며 “18일 복직한다는 내용을 언론을 통해 먼저 알았다”고 꼬집었다.

최덕현 노조 전 대외협력실장은 “학교 안팎에서 만나게 될 학교 청소년들은 대부분 노동자가 될 것”이라며 “학교에 가면 그들이 차별받지 않고 안전하게 일하고, 그들이 하게 될 노동이 지금과 같은 자본 중심 세상을 바꾸는 밑거름이 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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