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코리아(유)가 화장품을 판매하는 면세점 직원들을 생소한 업무로 이동시켜 노동자들이 고용불안과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22일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샤넬코리아지부(지부장 김소연)에 따르면 사측은 지난 5월부터 면세점 노동자들을 물류센터·로컬(백화점)로 인사이동 조치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면세점 매출이 급락하고 있다는 이유다.

공항·시내 면세점에서 일하던 직원들은 지역 행사에 파견되거나, 복귀 계획 없이 물류센터·백화점에 배치됐다. 면세점에서 일하던 A씨는 “사측이 고용보장이나 면세점으로의 복귀를 약속하지 않아 직원들의 불안감이 크다”고 말했다.

면세점 노동자와 백화점 노동자는 모두 판매일을 하지만 구체적인 업무에서는 차이가 적지 않다. 면세점 판매노동자들은 어학에 특화된 노동자다. 채용시 중국어·영어 같은 외국어 구사 능력을 중점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비해 백화점 판매직원들은 화장술과 제품 시연에 특화돼 있다. 고객 특성도, 근무환경도 다르지만 사측은 충분한 교육이나 사전 조율 없이 인사이동을 시켜 노동자들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세점에서 빠진 매출을 메우기 위한 사측의 매출압박도 커지고 있다. 면세점 노동자들은 최근 노조에 가입했는데, 관리자가 노조 가입 여부를 묻기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부 관계자는 “사측과 대화로 해당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경수 서비스연맹 법률원장(공인노무사)은 “노조가 조직화를 시작한 단계에서 가입 여부를 묻는 것은 노조에 가입하지 말라는 신호와 다름 없다”며 “인사발령의 경우 코로나19로 노동자들이 심리적으로 궁박한 상황을 적극 활용해 회사가 인사권을 남용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샤넬코리아측은 “코로나19로 6개월간 화장품면세사업부 매출이 89% 하락해 어려운 상황이지만 직원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직원을 인사이동한 것”이라며 “노조가입 문의건의 경우 사실 여부를 파악할 것이며 회사는 노조의 정당한 활동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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