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매각의 걸림돌로 지적돼온 부평공장의 처리 방향에 대한 가닥이 잡히면서 매각 협상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채권단은 현재 제너럴모터스(GM)측과 부평공장을 분리해 위탁경영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가격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채권단으로선 부평공장 폐쇄에 따른 노조와 정치권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고, GM은 자신들이 부평공장을 떠맡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앞으로 협상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 부평공장 위탁경영 추진 배경=GM과 채권단. 정부가 서로 한발씩 양보했다. 당초 GM은 전략적으로 대우차가 필요하지만 중대형차가 아닌 소형차 부문과 미국산 수입차의 국내 영업망을 원해 부평공장의 중대형차 생산라인은 빼고 소형차 라인만 군산. 창원 공장으로 이전한다는 입장이었다. GM의 요구대로 되면 결과적으로 부평공장은 폐쇄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정부로선 부평공장 폐쇄에 따른 노조와 정치권의 반발을 의식하지않을 수 없었다.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 등의 도산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채권단으로선 조건이 맞지 않는다고 매각을 마냥 미룰 수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한보철강과 기아자동차 매각 문제를 예로 들면서 "매각을 미룬다고 돈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므로 신속하게 처리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고 말했다.

정부와 채권단.GM측은 부평공장의 문을 닫지 않고 GM의 요구도 받아들이는 절충안으로 위탁경영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탁경영을 통해 부평공장은 계속 돌리면서 그곳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GM이 5년 동안 사준다는 것이다. 5년 안에 부평공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거나 독자생존의 길을 찾을 것이란 얘기다.

다만 부평공장의 청산가치(2조원)가 공장을 계속 돌릴 때의 가치(9백억원)보다 높다는 컨설팅기관의 실사 결과를 감안하면 위탁경영이 경제논리에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 결국 가격이 문제=대우차 매각 가격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채권단의 설명이다. 어림잡아 1조원을 조금 웃돌 것이란 관측이 나올정도다.

영화회계법인의 실사 결과에 따르면 대우차 전체의 존속가치는 3조7천억원, 청산가치는 3조6천억원이다. 대우차 부채규모는 12조원이 넘는다.따라서 매각대금으로 1조원을 받아서는 채권단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마냥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도 없기 때문에 채권단의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면서 "매각하면서 신주인수권 등을 받아 나중에 주가가 오를 경우 손실을 만회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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